삼환기업 소공동 땅 매각 '계약 위반' 논란

삼환기업 소공동 땅 매각 '계약 위반' 논란

전병윤 기자
2012.07.30 06:00

공매절차 진행중 일방적 매매 체결…현대證 1000억 이익 포기 배임설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삼환기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울 소공동 부지를 부영주택에게 매각한 과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부지를 담보로 회사채를 발행한현대증권이 당초 계약 내용에 따라 공매 처분을 실시하던 상황에서 법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삼환기업이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계약했다는 게 논란의 요지다.

더구나 현대증권은 부지의 공매 처분 가격 중 회사채 투자자의 원리금을 상환하고 남은 금액을 자사의 이익으로 귀속할 수 있음에도 이를 스스로 포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배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중구 소공동 112-9번지 일대의 삼환기업 부지. 삼환기업은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부지를 담보로 지난 4월 회사채 650억원을 발행했다. ⓒ사진=다음 로드뷰.
↑서울 중구 소공동 112-9번지 일대의 삼환기업 부지. 삼환기업은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부지를 담보로 지난 4월 회사채 650억원을 발행했다. ⓒ사진=다음 로드뷰.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환기업은 서울 중구 소공동 112-9번지 일대 부지 약 5900㎡와 건물 2곳을 부영주택에게 1721억원에 매각했다.

삼환기업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소공동 부지 매각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나 실질적 소유권은 현대증권에게 있어 계약 위반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삼환기업은 지난 4월 자금난 해결을 위해 소공동 부지를 담보로 제공, 6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회사채 발행 주관사였던 현대증권은 삼환기업의 재무적 위험 등이 발생할 경우 채권 원리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종의 '제한조항'(커버넌트)을 걸었다. 그 중 하나가 회사채 발행 시 담보로 잡은 소공동 부지를 삼환기업에서 손대지 못하도록 한 뒤 공매를 진행해 매각한다는 것이다.

현대증권은 당초 계약대로 삼환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소공동 부지를 팔기 위해 공매 절차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삼환기업은 공매를 중지해달라는 공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법원은 삼환기업의 가처분 신청과 관련,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삼환기업이 자체적으로 부영주택과 계약을 맺은 것은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를 무시하고 법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삼환기업이 상대방과 매매 계약을 맺은 것은 그 자체로 위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삼환기업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진행하고 있는 법원이 이번 계약에 대해 인가를 내 준 것은 문제가 없다는 걸 인정해 준 셈"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현대증권의 배임 여부도 논란거리다. 현대증권은 당초 공매 처분금액 중 회사채를 상환하고 신탁보수 등을 제외한 잔금을 가질 수 있는 '수익권 귀속 계약'을 삼환기업과 체결했다.

이번 매각가격 1721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현대증권은 회사채 원리금을 모두 갚고 비용을 제외하더라고 1000억원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공매를 진행하더라도 최초 입찰가 1671억원을 고려하면 비슷한 이득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현대증권은 채권 상환을 하고 남은 수익권에 대한 귀속계약을 포기하거나 매각잔금 중 일부만 받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이 계약 조건을 모두 이행할 경우 기업회생을 가로막았다는 비판을 의식했다는 게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현대증권 주주의 이익을 훼손시킨 결정이어서 경우에 따라 배임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은 미온적 입장이다. '윗선'간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계약조건 그대로 이행할 지 아니면 기업회생을 위해 포기할지를 법적 문제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경영진 차원에서 협의 중"이라며 "삼환기업이 주거래 고객이었고 매각 잔금을 모두 챙기면 회사 평판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삼환기업은 지난 9일 채권은행으로부터 구조조정 대상인 'C등급' 판정을 받아 11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후 5일 후인 16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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