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철도시설公, 내부감사도 거부…커지는 '의혹'

단독 철도시설公, 내부감사도 거부…커지는 '의혹'

김정태 기자
2012.09.17 06:25

고속철도 부품 '하자' vs '특혜' 진실공방..감사실 "감사 무시 해당부서 징계요구"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에 부설된 레일체결장치.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에 부설된 레일체결장치.

 호남고속철도 레일에 설치되는 부품 적용 여부를 두고 한국철도시설공단 안팎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사업주체인 철도시설공단이 경부고속철도 궤도공사 부품 납품사에 대해 호남고속철에 자재공급을 배제하는 공문을 지역본부에 발송하자 해당업체인 팬드롤코리아가 반발하면서다.

 철도시설공단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보증각서를 근거로, 이 업체의 자재가 하자 제품으로 판명났기 때문에 사업참여 배제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팬드롤코리아는 철도시설공단의 부품 품질 제시기준이 적합성은 물론 객관성도 결여됐다며 다른 업체를 봐주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란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철도시설공단 부서가 자체 내부감사를 거부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하면서 관련의혹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증기간 내 25% 상한선 지켜야" vs "국제적 기준과 달라"

 철도시설공단이 문제삼는 부품은 레일체결장치에 포함된 '레일패드'다. 레일패드는 레일체결장치의 부속품으로 열차의 하중과 진동 등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10㎜ 두께의 완충재다.

 철도시설공단은 레일패드의 탄성변화율(딱딱함의 정도를 나타내는 정적스프링계수) 상한선이 25%를 넘어 40%를 초과하고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서도 재시공토록 하는 처분 요구가 있었음을 근거로 들었다.

 결국 안전문제와 부실화를 이유로 호남고속철 궤도설치 공사에 팬드롤코리아의 레일체결장치 자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는 것이다.

 레일패드 신제품의 탄성계수 기준은 20~50kN/㎜로 300만회 피로시험 등 9가지 성능검증을 거쳐 탄성변화율을 측정하는데 탄성변화율의 상한선이 25% 범위에 들어야 정상적인 제품으로 인정한다.

 팬드롤코리아는 이를 두고 신제품의 기준일 뿐 이 기준을 철도시설공단이 경부고속철도에 이미 시공돼 사용중인 레일패드에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유럽연합(EU)과 일본에서도 사용중인 레일패드의 탄성변화율을 200%(150kN/㎜) 내로 상한선을 두는 게 국제적 기준이라는 게 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철도시설공단이 확실한 규정을 제시하지 않은 채 올 4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빌미로 하자 제품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철도시설공단은 팬드롤코리아가 제출한 제품 보증각서를 근거로 자재납품업체를 선정했지만 준공 후 2년도 채 안돼 패드의 경화현상이 나타난 만큼 하자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레일패드 사용 기준에 대한 논란은 경부고속철 2단계 사업 당시부터 시작됐다. 이 때문에 감사원은 2006년 철도시설공단에 사용 품질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고 철도기술연구원의 성능시험 용역 결과를 토대로 레일패드의 교체 기준(80kN/㎜)만 제시했다.

 철도공단이 올 2월 작성한 내부문건은 '사업참여 배제 공문'에서 밝힌 이유와 다르다. 이 문건에 따르면 감사원이 제시한 '탄성변화율 25% 상한선' 기준은 국내에 도입된 레일체결장치의 하자보증기간인 5년을 모두 적용하기에는 매우 엄격하다고 보고했다.

 레일패드 신제품마다 다른 탄성계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부설된 제품의 탄성계수가 25%를 넘어선다고 해도 궤도 성능에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특정업체 봐주기 '꼼수(?)'…사내 감사 거부 의혹 키워

 팬드롤코리아는 철도공단의 결여된 객관성 기준이 결국 특정업체에 대한 밀어주기를 유도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7월 레일패드 품질시험에서 경쟁사의 샘플은 네덜란드에서 채취한 것을 기준으로 삼아 적격제품으로 인증하면서 실제 시공사가 납품받을 레일체결장치 부속품인 레일패드는 중국산"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도 본사 제품을 채용하고 있고 스코틀랜드 등에서 채취한 레일패드의 품질도 25%의 탄성범위를 만족한다는 문서를 제출했지만 묵살당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철도공단 측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최상영 궤도처장은 "경쟁사의 레일체결장치가 중국산인 것은 사실이나 문제의 레일패드는 중국산이 아닌 본사 정품"이라고 일축했다.

 문제는 양 측의 공방 과정에서 철도시설공단 내부도 '이상기류'를 보이는 점이다. 철도시설공단 감사실이 이와 관련된 논란 때문에 내부감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해당 부서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기업의 내부감사가 의무사항임을 감안하면 이같은 일은 이례적이다. 감사실은 현재 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게 관련 부서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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