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선언했던 5조짜리 '판교 알파돔', 또 공전

정상화 선언했던 5조짜리 '판교 알파돔', 또 공전

이군호 기자
2012.09.20 15:06

주상복합·오피스 동시착공 어렵자 LH가 분양대금 담보 요구, 11월 디폴트 우려

↑최초 사업자 선정 당시 판교알파돔시티 조감도. 현재는 전체를 덮는 돔을 없애고 일부만 돔을 덮는 클라우드 돔(구름형태 돔)으로 계획을 변경 중이다. ⓒ알파돔시티 제공
↑최초 사업자 선정 당시 판교알파돔시티 조감도. 현재는 전체를 덮는 돔을 없애고 일부만 돔을 덮는 클라우드 돔(구름형태 돔)으로 계획을 변경 중이다. ⓒ알파돔시티 제공

지난 2월 정상화를 선언했던 총 사업비 5조원 규모의 판교알파돔시티가 또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이달 말 착공하고 다음 달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하려던 계획은 발주처이면서 대주주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다른 출자자간 사업이행 담보 제공을 놓고 벌어지는 줄다리기 때문에 계속 연기되고 있다. 다음 달까지 분양을 못할 경우 분양 성수기를 놓치고 자칫 개발시행사인 알파돔시티㈜는 자금부족으로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파돔시티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사업 지연의 원인인 사업이행 보증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지만 LH와 출자사간 입장차만 확인했다. 정상화 선언 당시 대주주인 LH와 대한지방행정공제회(지행공)은 6-4블록과 6-3블록의 오피스를 선매입, 사업을 정상화시키는 대신 내년 6월까지 주상복합아파트용 C2-2·C2-3블록과 6-3·4블록을 동시에 착공하는 조건을 달았다.

문제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포함한 실시계획 변경이 내년 6월까지 완료되기 어려워 동시 착공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알파돔시티는 사업규모를 조정하면서 기존 사업부지 전체를 덮는 돔을 일부만 덮는 클라우드 돔(구름형태 돔)으로 변경하고 호텔용지를 2단계에 포함하는 등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토대로 국토해양부는 실시계획 변경을 승인하게 된다.

하지만 인허가청인 성남시가 최초 제안공모 당시처럼 전체 부지를 덮는 돔과 1단계에 호텔을 짓는 것을 요구하면서 인허가 협의가 늦어지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LH에 사업자 선정 당시 계획대로 전체 돔을 설치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호텔을 포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인허가 때문에 동시 착공이 어려워지자 LH와 지행공은 대신 오피스빌딩 착공이 될 때까지 주상복합아파트 분양대금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는 등 담보조치를 요구했다. 주상복합만 분양하고 오피스는 장기 답보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해서다.

LH 관계자는 "주상복합은 사업승인이 돼있어서 착공신고만 하면 된다"며 "분양을 늦출 수 없는 만큼 주상복합을 먼저 착공하는 대신 오피스빌딩 착공 때가지 담보를 제공하라는 게 LH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설출자사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주상복합만 분양하고 상업·업무시설 개발은 지지부진했던 일부 공모형 PF개발사업에 대한 LH의 트라우마가 사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분양대금을 담보로 제공할 경우 시공사들은 공사비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착공하는 사실상 '외상공사'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건설출자사들은 주상복합아파트에 들어가는 5000억원 규모의 상업시설을 담보로 제공한다고 했지만 거부당했다.

건설출자사들은 "도급계약서와 계약이행보증이 있어 먹튀(먹고 튀다 준말)를 막을 장치가 완비됐는데도 LH가 믿지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다른 PF사업은 도급계약이 없어서 인허가가 나도 사업을 안했지만 알파돔은 인허가가 나면 바로 책임준공 의무가 발생하는데도 LH의 트라우마가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처럼 분양이 계속 미뤄질 경우 알파돔시티는 디폴트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분양대금이 들어와야 SPC 운영자금에도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 알파돔시티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LH가 인수한 블록의 토지대금을 출사자들이 부담하거나 이행보증서를 발급받는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며 "다만 출자사들이 동의를 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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