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살아야 함께 공동체 만들죠"

"마을에 살아야 함께 공동체 만들죠"

민동훈 기자
2012.10.17 08:24

[인터뷰]유창복 서울시 마을만들기 종합지원센터장

 "2년 후면 이사갈 사람이 이웃과 무슨 관계를 맺겠어요. 주민들이 주거이전에 따른 고민 없이 오래 살 수 있도록 주거편의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마을공동체를 복원하는 것, 이 2가지는 함께 가야하는 것입니다."

 16년 간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에서 '마을살이'를 하는 유창복 서울시마을만들기 종합지원센터장(50·사진)은 '주거안정'을 마을공동체 복원의 핵심으로 꼽았다. 지금처럼 2년 단위로 세입자들이 널뛰듯 이주해야 하는 상황에선 안정적인 마을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적이다.

 실제로 이미 마을만들기사업이 일정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는 성미산마을도 치솟는 전셋값으로 마을을 떠나는 경우가 벌써부터 발생한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자가비율이 높은 지역 위주로 마을만들기가 진행되면서 일부 중산층만의 커뮤니티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유 센터장은 "주거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세입자들은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둘 여력이 없고 집주인들도 본인이 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에 시큰둥할 수밖에 없다"며 "성공적인 마을만들기에 앞서 뉴타운 출구전략과 임대주택 확대 등을 통한 주거안정성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을만들기사업은 결국 소방도로 확보와 노후주택 증·개축 등 주거환경 정비라는 하드웨어적인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단순히 구획을 지정해 재개발·재건축하는 기존 사업방식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재개발·재건축의 대안으로 지목된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같은 소규모정비사업 추진 때 관이 계획수립 단계부터 마을공동체 형성을 위해 어떠한 콘텐츠를 담을 것인가에 대한 주민 스스로의 고민을 담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유 센터장은 "과거 관 주도의 '새마을운동'이 초가지붕을 슬레이트지붕으로 바꿀 순 있었지만 공동체가 파괴되고 관계망은 사라졌다"며 "지금도 소규모 가로정비사업과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뉴타운의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관계망 회복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처방 없이는 또다른 새마을운동의 폐단만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을만들기를 보다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마을만들기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인 뉴타운과 같은 개발의 흐름에 맞서 주민들 스스로가 마을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공동체를 형성해나가는데 1년 단위의 공무원식 성과지표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유 센터장의 생각이다.

 그는 "마을만들기는 최소 10년을 바라보는 큰 흐름을 만드는 일"이라며 "1년 단위로 성과를 평가하고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기존 행정프로세스를 마을만들기에 적용할 경우 단기성과에 집착, 기존 성과마저 그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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