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입찰제가 국고낭비 부추긴다"

"최저가입찰제가 국고낭비 부추긴다"

김정태 기자
2012.10.24 10:10

[국토해양부 국감]이미경 의원 "국도건설 설계변경금액만 1조여원"

최저가입찰로 낙찰된 국도건설공사에서 관행처럼 설계변경이 자주 이뤄져 국고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이미경 의원(민주통합당·은평 갑)이 국토해양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지방 국토관리청에서 발주한 국도건설사업 중 설계변경금액이 100억원을 넘는 공사현장이 7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9%인 49곳의 현장이 최저가로 낙찰받은 금액은 4조 7765억원이지만 설계변경으로 인해 무려 1조 211억원이 추가 소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초낙찰금액에 비해 공사비가 21.4% 늘어난 것으로 국고낭비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실시된 최저가낙찰제의 의미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특히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장흥-송추간 국도건설공사의 경우 최초 낙찰가는 1099억원이었지만, 물가상승비와 현지 여건변경사항 반영 등을 이유로 설계변경을 통해 49.8%(548억원)를 증액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최저가낙찰제는 공사예정가대비 가장 낮은 금액을 투찰한 업체가 수주하는 방식으로, 통상 60~70%대에서 낙찰이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관행처럼 설계변경이 이뤄져 건설업체들이 우선 공사를 따고 보자는 식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이 의원은 꼬집었다.

공사금액 변경을 할 수 없는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에서도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비 증액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고하-죽교간 국도건설공사의 경우 당초 2586억원이었던 공사비가 629억원(24.3%)이나 증액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청 발주공사 중 22곳이 턴키나 대안, 적격심사 입찰임에도 최저가낙찰제 대상 현장처럼 설계변경을 통해 수백억원의 공사비가 늘어났다고 이 의원은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시공사가 설계와 시공을 책임진다는 일괄입찰방식에서도 설계변경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사업 현황을 미리 시공사에게 알려주고 실시하는 입찰방식이어서 설계변경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고 담당 공무원과의 결탁이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대안입찰 : 건설공사 입찰시 제시하는 설계도서의 대안을 인정하는 입찰방식. 응찰자의 노하우나 특허 등을 유효하게 도입하기위해 사용한다.

*적격심사 : 정부 발주 공사에 대한 입찰에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입찰한 업체부터 기술능력과 입찰가격을 종합심사 해 일정 점수 이상을 얻으면 낙찰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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