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한남더힐' 평가사·법인 징계 왜 서두르나?

국토부 '한남더힐' 평가사·법인 징계 왜 서두르나?

세종=김지산 기자
2014.07.21 05:30

감정원 타당성조사 뒷말 무성하지만 강행…서울리조트 사건도 발목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한남동) '한남더힐'의 감정평가를 진행한 감정평가사들과 평가법인들을 대상으로 한 국토교통부 징계가 임박하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평가사들에 이어 법인들의 징계가 이뤄질 경우 행정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국토부는 물론 이번 타당성조사를 진행한 한국감정원에 대한 '봐주기' 논란 등 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감정평가업계는 감정원 타당성조사 결과 역시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토부가 서둘러 법인징계에 나서면서 스스로 신뢰의 위기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감정원 타당성조사 신뢰도는?

감정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감정원이 이번 타당성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발표한 '적정가격'이란 건 그동안 사례가 없었을 뿐더러 제시한 가격도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라며 "뒷말이 무성한 이 현안에 국토부는 왜 침묵하냐"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6월 감정원은 국토부가 발표한 타당성조사 결과를 통해 '한남더힐' 전체 가구(600가구) 평가총액을 1조6800억~1조98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세입자측 평가액(1조1600억원)과 시행사측 평가액(2조5512억원)의 중간값이다. 국토부는 감정원 결과를 근거로 세입자측과 시행사측 4개 감정평가법인 결과를 모두 엉터리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적정가격조차 하단 대비 18% 격차를 보인 데 따른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통상 범위가 10% 이상이면 재감정을 한다는 점에서 감정원이 내놓은 적정가격 역시 고무줄이란 것이다. 적정가격이 세입자 측과 시행사 측 평가액의 정확히 중간지대인 점도 4개 법인 모두 징계하기 위한 것 아니냔 게 업계 시각이다.

국토부가 감정원 타당성조사 결과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국토부 내부에서조차 논란이 된 것으로 알려진 적정가격 공개도 무리수를 뒀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감정원 타당성조사를 짚고 넘어가기 전에 업계징계를 서두르는 건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감정원이 국토부 의뢰를 받아 진행한 타당성조사를 믿지 못하는 건 말이 안된다"며 "선례가 없음에도 가격을 공개한 건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의혹을 제거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감정원의 서울리조트 사고는 왜 침묵하나?"

감정평가업계는 과거 감정원의 서울리조트 감정평가 오류사건에서 이미 '감정원 봐주기'가 확인됐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감정원은 1994년 서울리조트가 담보로 제시한 부동산 가치를 519억원으로 평가했지만 법원경매에선 62억원으로 평가되고 실제 경매에선 고작 20억원에 낙찰됐다. 이 사건으로 감정원은 2011년 174억원의 손해배상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국토부는 감정원에 아무 징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감정평가에 대한 징계시효는 5년"이라며 시기가 늦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징계시효 기간에 왜 침묵하고 있었냐는 지적에 국토부는 이렇다할 해명을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원로격인 한 감정평가사는 "과거 국회가 국토부에 '감정원 징계를 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는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국토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이유로 법원판결 전까지 임의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감정원과 평가법인간 형평성 문제가 거론될 때 서울리조트건이 빠지지 않는 건 이 때문이다. 국토부가 감정원과 업계에 전혀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또다른 감정평가사는 "국토부 출신이 감정원장 자리로 가는 상황에서 공정한 기준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실제 서종대 현 감정원장(14대)은 국토부(전 건설교통부) 출신이며 이전 권진봉(13대) 황해성(12대) 장동규(11대) 등 전직 원장도 모두 국토부 고위직을 거쳤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정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건 그동안 관행처럼 돼온 부적합 감정평가를 올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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