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 보강 문의요? 포항 지진 발생하고 나서도 한 건도 없었어요."
국내 한 내진 보강 공사 전문업체는 최근 내진 보강을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근 연이은 지진으로 내진 보강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늘었지만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에 이르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쉽게 공사에 나서는 건물주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 건축물의 내진 보강비용은 현 건물의 상태나 사용하는 부재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우선 내진공사 전 어떤 부분에 어느 정도 보강이 필요한지 검토하는 내진성능평가를 받아야 한다.
내진 보강공사는 이 성능평가 결과에 따라 이뤄진다. 공법은 내진벽 설치나 철골 보강, 완충장치인 댐퍼 설치 등이 있다. 가격은 공법에 따라서도, 장치를 몇 개소에 설치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성능평가에서 건물의 철근이나 콘크리트 양이 부족한 것으로 나오면 공사비용은 더 들어간다.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3~4층짜리 조그만 상가건물 하나 보강하는 데도 수천만 원의 공사비용이 들 수 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당장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모르는 지진을 대비해 수천만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사람의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건물주들의 현실적인 자금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 내진설계 기준이 30년 동안 꾸준히 강화됐지만 내진율(전체 건물 중 내진설계가 된 건물 비율)이 여전히 10%대에 머무는 것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다.
건축법에 따르면 현재 내진설계 의무대상은 2층 이상 또는 연면적 500㎡ 이상 건축물이다. 이는 신·증축 시에만 적용된다. 기존 건축물에 내진 보강공사를 하면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이 있지만 감면액은 연간 수십만 원 정도에 불과해 내진 보강을 유도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진이 잦은 일본이나 미국은 내진 보강비용을 융자 지원하는 적극적인 지원제도를 실시한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로 볼 수 없는 만큼 정부도 적극적인 내진 지원대책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