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욱 원오원 건축사무소장, 현대카드와 콜라보… "공간도 브랜드, 디테일이 문화"

서귀포 모슬포 남쪽바다 0.84㎢의 작은섬 가파도. 천혜 바다를 낀 경관과 청보리로 유명한 가파도는 1980년대 1000여명의 주민이 거주했으나 2013년 150여명으로 줄었다. 일자리를 찾아 뭍으로 떠나는 주민들을 막을 수도 없는 일.
공간의 변화가 사람을, 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 2013년부터 제주도와 현대카드가 함께 진행한 '가파도 프로젝트'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건축을 통해 약 7년째 가파도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최욱 원오원 건축사무소장은 '진정성'을 강조했다.
최 소장은 25일 서울 동대문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OMW(Opinion Mining Workshop) 2019: 데이터의 방대함 키워드의 단순함'에서 "건축은 물론 디자인의 디테일이 곧 문화"며 "일관성 있고 단순한 키워드에 집중하면 브랜드도 공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현대카드 서울 여의도 사옥와 부산 사옥을 설계하고 현대카드의 사회공헌 사업인 디자인라이브러리(북촌)와 쿠킹라이브러리(압구정)를 설계한 주인공이다. 현대카드의 '디자인경영'을 건축으로 시각화한 이가 최 소장이다.
현대카드 사옥은 카드회사라는 정체성을 현금출납기라는 시각적 이미지로 환원해 일관성 있게 설계에 활용했다. 여기에 누구나 문턱 없이 드나들 수 있게 개방돼야한다는 철학을 담아 1층 로비를 한옥의 대청마루처럼 주변경관과 이어질 수 있게 한 게 특징이다. 서울과 부산 사옥 모두 일관되다.
최 소장은 "건축물(특히 기업의 사옥)은 그 자체가 브랜드라 서울에서든 런던에서든 설계 디자인의 범용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다만, 공간은 특유의 장소성과 시간에 따른 기억, 헤리티지(heritage)를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키워드의 단순함과 함께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디테일은 단순한 유형이 아니라 문화 그 자체"라며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책은 읽는 게 아니라 보는 것이다. (사용자의 행동패턴에 맞춰) 책상은 그림을 담는 도화지처럼 최대한 심플해야 한다. 이것이 곧 디테일"이라고 설명했다.
가파도 프로젝트 중 '아티스트인레지던스(Artist in Residence)'엔 단순함과 디테일, 지역헤리티지에 집중한 최 소장의 건축철학이 묻어났다. 가파도 프로젝트는 예술 활동을 통해 가파도의 가치를 알리고 지역 문화의 부흥을 도모하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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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인레지던스는 국내외 예술작가들에게 작업에 몰입할 기회를 주는 창작공간으로 개인 숙소, 작업실, 갤러리, 테라스 등 예술활동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시설들이 있다. 테라스에는 세계적으로 드문 평지섬인 가파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 소장은 "섬 전체가 평지이고 단층 건물만 있다보니 주민들은 아티스트인레지던스 테라스를 방문하고 나서야 비로소 처음으로 섬전체의 풍경을 보게 됐다"며 "가파도 프로젝트 효과인지 주민수가 150명에서 155명으로 늘었다"고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