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동 지반침하, 결국 '시공 부실'… 서울시 "영업정지·안전기준 전면 강화

이문동 지반침하, 결국 '시공 부실'… 서울시 "영업정지·안전기준 전면 강화

김평화 기자
2025.12.25 11:15

지난 7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굴착공사장에서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 원인이 결국 시공 부실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해당 시공사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안전기준을 전면 강화키로 했다.

서울시는 25일 '서울특별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굴착공사장 안전관리 강화를 중심으로 한 재발 방지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 7월23일 오후 7시33분쯤 동대문구 신이문로 28길 인근 굴착공사장 주변 보도에서 발생했다. 침하 면적은 13.5㎡, 깊이는 2.5m로 확인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접 건물 1개 동이 철거되는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사조위는 지반조사와 관계자 청문, 3차례의 현장조사와 5차례 회의를 거쳐 사고 원인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연약한 지반 조건에서 굴착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흙막이벽체와 지하수 유입을 차단하는 차수 시공이 적정하게 이행되지 않은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흙막이벽체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시방기준에 따른 트레미관을 사용하지 않아 재료 분리가 발생했고, 지하수 유속이 큰 환경에서 콘크리트 유실이 반복되면서 흙막이벽체 기초가 불완전하게 형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누수와 토사 유실이 지속되며 지하 공동이 형성됐고, 사고 당일 누수 범위가 확대되며 지반침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사조위는 또 지하안전평가서에 명시된 '지하수 유출 시 추가 그라우팅'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국부적인 수평그라우팅만 반복했을 뿐, 수직그라우팅을 통한 근본적인 지반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조사 결과 확인된 위반 사항에 대해 시공사에 대해 영업정지 4개월, 감리사에 대해 업무정지 2년 이하의 행정처분을 관계 기관에 요청하는 등 사고 책임에 대해 엄중히 대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해 지하안전평가 매뉴얼을 개정해 계측관리와 공사 진동 관리 기준을 강화한다. 다수 계측기에서 이상 변위가 감지될 경우 기준치와 무관하게 즉각 대응하도록 하고, 차수그라우팅 인접부 발파와 공사 진동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포함한다.

법령과 규칙 개정을 통해 관리주체의 책임을 강화하고, 고위험 지반에 대해서는 차수 설계 기준을 상향하는 한편 착공 후 지하안전조사 의무화, 감리자격 강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반침하를 사전에 감지하기 위한 상시 감시 체계도 확대한다. 지하 최대 20m 깊이에 관측센서를 설치하는 지반침하 관측망을 구축하고, 지하안전평가 대상 굴착공사장 주변 도로에 대한 GPR 탐사를 준공 후 1년 이내까지 연 1회에서 월 1회로 늘린다. 시·구·전문가·현장 관계자가 참여하는 민관 합동점검도 병행한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위법 사항에 대해 엄정히 조치하고, 지하사고조사위원회가 제시한 대책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지속 관리하겠다"며 "지하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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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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