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아파트 '평당 2억' 시대
초고가 청약흥행→인근단지 신고가 거래→분양가 인상
'희소자산 가치' 新가격체계 형성… 상승압력 계속될 듯

서울 한강변 아파트시장의 가격기준이 빠르게 높아진다. 반포에서는 이미 국민평형(전용면적 84㎡) 기준 3.3㎡(평)당 2억원 거래가 등장했고 압구정은 재건축 기대감 속에 지은 지 50년 가까이 된 구축아파트가 평당 2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에 거래됐다. 한강변 핵심입지, 신축 희소성, 재건축 기대감 등이 결합하면서 서울 최상급지 아파트 시세가 급변한다는 분석이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63억원에 거래되며 공급면적 기준 평당 1억85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면적이 49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7% 오른 수준이다. 반포에서는 이미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가 지난해 72억원에 거래되며 평당 2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반포를 중심으로 형성된 초고가시장은 강남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청담르엘' 전용 84㎡는 지난 2월 평당 1억9700만원을 기록했고 '압구정 신현대' 전용 109㎡는 올 1월 평당 1억9800만원 수준에 도달했다.
분양시장 역시 기존 아파트 가격상승을 떠받친다. 최근 흑석11구역 '써밋 더힐', 노량진8구역 '아크로 리버스카이', 노량진6구역 '라클라체자이드파인' 등 한강변 재개발단지는 국민평형 기준 분양가가 25억~30억원에 육박하는 고분양가 논란 속에도 일제히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거에는 고분양가가 청약흥행을 제한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에는 분양가 수준보다 입지, 신축 희소성이 더 크게 부각되는 분위기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같은 구조가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등 인기 지역 아파트 시세를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높은 분양가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인근 신축아파트 시세의 하방을 지지하고 신축아파트의 신고가 거래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런 신고가 거래는 다시 다음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장의 눈높이는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이다. 최근 신반포19·25차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삼성물산은 수주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평당가 3억원, 자산가치 20억원 상승"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제 평당 2억원이 아닌 3억원을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압구정 재건축이 본격화할 경우 강남권 아파트 시세기준 자체가 한 단계 점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한강변 초고가 아파트시장이 단순한 집값 상승을 넘어 새로운 가격체계를 형성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강변 신축은 재건축 외에는 사실상 신규공급이 불가능한 데다 서울 신축 입주물량 감소와 현금자산가 수요가 맞물리면서 희소성이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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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반포에서 시작된 가격기준이 앞으로 한남과 압구정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강변 초고가시장은 장기적인 상승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한강변 핵심지역은 희소자산 성격이 강해 신축공급 부족과 재건축 기대감이 가격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세금과 금융규제로 상승속도는 둔화할 수 있지만 핵심입지의 자산가치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차별화도 심화한다. 한강변 초고가 신축·재건축시장과 30억원 안팎의 한강벨트 중고가시장, 15억원 이하 비강남·구축시장이 서로 다른 수요층과 가격결정 구조를 보이면서 사실상 별개의 시장으로 움직인다는 분석이다. 신 교수는 "한강변 초고가시장, 한강벨트 중고가시장, 비강남 일반시장 등 서울 아파트시장의 3중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