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저녁 산업은행 지하 강당에선 테너 신동호와 소프라노 박정원이 부르는 라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가 울려 퍼졌습니다.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 400여명을 초청한 'The Classic & Pop's Concert'의 한 대목이었이지요.
산은 설립 이래 고객들을 초청해 음악회를 연 건 처음입니다. 지난 6월 취임한 민유성 행장의 아이디어였습니다. 민 행장은 이날 행사장을 찾은 기업 CEO와 VVIP고객들을 직접 맞았습니다. 음악회 1시간을 앞두고는 미리 마련된 스탠딩 카페테리아에서 화기애애한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바이올린 연주로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민 행장이 환영사를 했습니다. 그는 "감사의 계절을 맞아 사랑과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작은 무대를 마련했다"면서 "충분하지 못했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리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감사의 무대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VVIP는 말하자면 은행의 '실탄'입니다. 산은이 아직 민영화까진 시일이 남긴 했지만 무한경쟁시장에 발을 담글 채비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초청받은 인사들을 봐도 그렇습니다. 참석자의 3분의2가 기관 관계자였고 나머지는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이었습니다. 산은이 거래하는 PB고객은 1만명 가량 됩니다. 상대적으로 소매금융이 취약한 산은이 PB고객에게 공을 들이는 것도 앞으로 민영화를 염두에 둔 시동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요.
민 행장은 음악회 지휘를 맡은 '코리아W 필하모닉오케스트라' 김남윤씨가 국내 최초로 2주 동안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완주한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민영화와 함께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산업은행도 이런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끊임없는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했습니다.
지휘자 김남윤씨는 "원래 1만명이 감상하면 알맞은 수준의 공연을 몇백명 고객이 듣고 계십니다"라고 분위기를 돋웠고 민 행장은 2시간 넘는 음악회 자리를 지켰습니다. 민영화를 향한 산은의 열정이 쭉 이어질지 지켜볼 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