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악' 보험범죄를 막아라]<3>손해보험사는 '봉'
보험금을 노리고 고의로 경미한 교통사고를 낸 뒤 장기입원을 하는 속칭 '나이롱환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몸에 전혀 이상이 없어도 2~3개월 씩 장기 입원을 하거나, 허위 진단서를 끊어 상당한 규모의 보험금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온 가족이 보험사기에 동원=부산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신 모(남·53)씨와 김 모(여·50)씨 부부는 교통사고나 상해사고 시 입원금과 치료비가 많이 지급되는 보험을 골라 집중적으로 가입했다. 이 부부가 4년에 걸쳐 본인들과 두 아들 명의로 가입한 보험상품은 무려 119개.
어느정도 준비(?)가 끝났다고 판단한 부부는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고의로 경미한 교통사고를 낸 뒤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으면 상당한 액수의 보험금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들이 가입한 보험상품 수가 엄청났기 때문에 보험사 절반만 속아줘도 지급 액수가 꽤 클 것이라는 예상에서였다.
이들의 첫번째 사고는 수리견적이 60만원에 불과할 정도로 경미했다. 입원할 정도의 상처는 전혀 없었지만 한 정형외과에서 전치 2주 진단서와 입원확인서를 받아 내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속아 넘어간 보험사들이 이들 부부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총 1000만원에 이르렀다.
자신들의 예상과 달리 보험금이 쉽게 지급되자 이들은 두번째 사고를 내기로 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 부부는 봉고차 한대가 후진하는 것을 보고 슬며시 봉고차 뒤에 차를 갖다대 충돌을 유도했다.
이번 사고는 수리견적이 11만2000원에 불과할 만큼 매우 경미했으나, 이 부부는 다시 병원에서 전치 3주 진단서를 떼는데 성공했다. 다시한번 속아 넘어간 보험사들은 신 씨에게 1600만원, 김 씨에겐 400만원의 보험금을 각각 지급했다.
이후 이들의 '나이롱' 수법은 계속해서 탄탄대로를 달렸고, 급기야 두 아들들까지 동원됐다. 신씨 부부의 첫째 아들은 평소 기관지염이 있었으나 정도가 심하지 않아 입원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 부부는 아들을 강제로 입원 시킨 뒤 입원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9개 보험사로부터 총 500만원을 타냈다. 이어 둘째 아들이 축구 시합을 하다가 넘어졌다며 허위로 진단서를 끊어 9개 보험사로부터 총 560만원을 타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수억원 대의 보험금을 타내던 신 씨 부부는 결국 이를 수상히 여긴 보험사들의 신고로 적발됐다.
◇차에 스치고도 900만원 받아=대구에 사는 차 모(남·47)씨는 딱히 직업이 없어 일용직을 전전하며 어렵게 생활했다. 어느날 차 씨는 자전거를 타고 집 근처 슈퍼마켓을 가던 중 자신의 자전거 옆을 지나던 승용차 백미러에 손을 살짝 부딪혔다. 상해보험 한 곳에 가입해 있던 차 씨는 기회다 싶어 땅에 쓰러져 몸을 구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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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자동차 주인 김 모씨는 차 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MRI 촬영 결과 아무 이상이 없자 병원에선 차 씨에게 퇴원을 요구했다. 그러나 차 씨는 이를 거부하고 무려 41일간 병원에서 입원했다. 결국 병원에서 쫓겨난 차 씨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 21일간 추가 입원했다. 순진한 자동차 운전자 김 씨로부터 합의금을 타고, 자신의 보험사로부터도 보험금을 챙기겠다는 계산이었다.
결국 차 씨는 김 씨의 보험사가 합의금 명목으로 지급한 270만원을 챙기고,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로부터도 6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당했다는 생각에 억울해 하던 김 씨가 보험사기로 차 씨를 신고했고, 차씨는 결국 어설픈 '나이롱' 수법이 들통나 이제껏 받았던 보험금을 되돌려 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