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수능에 금융 문제 1개만…"

[현장클릭]"수능에 금융 문제 1개만…"

도병욱 기자
2009.11.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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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에서 금융 관련 문제 하나만 내주면 될 텐데요"

김동원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지난 11일 '금융소비자 보호'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대책으로 다소 엉뚱해 보이는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대입 수학능력시험에 금융 문제가 1개라도 출제되면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금융 관련 수업을 확대할 것이고, 결국 국민의 금융 이해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부원장보가 수능 시험 출제까지 거론한 것은 국민의 금융 이해도가 낮다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금융 상품과 금융 시스템이 갈수록 복잡해지는데, 금융 이해도가 이를 쫓아가지 못해 피해를 입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금융상품을 둘러싼 피해와 분쟁의 대부분이 금융회사와 소비자의 지식격차, 즉 '정보의 비대칭'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해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불거졌던 키코(KIKO) 사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중소기업들은 은행이나 주변 업체의 권유에 큰 고민 없이 키코 상품에 계약했다 큰 피해를 보았습니다.

금융회사들이 고객에게 투자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고 감독당국이 모니터링을 강화하더라도 금융 이해력이 제고되지 않는 한 미봉책에 그칠 수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금융이해력을 높이려 합니다. 금융교육을 전담하는 기구를 만드는 것은 물론 국가 전략에 따른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관련 법령이나 전담기구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금융감독원이나 한국은행 등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제한적인 수준입니다.

현재 중학교와 고등학교 6년 동안 경제 수업은 모두 23시간, 금융에 할애된 것은 3시간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3시간도 제대로 듣는 학생은 전체의 5%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제 2의 키코 사태'가 나타나기 전에 수능 시험에 금융 관련 문제 하나라도 출제해 보자는 김 부원장보의 주장을 우스개 소리로 치부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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