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 퇴직연금 '꺾기영업' 검사

금감원, 은행 퇴직연금 '꺾기영업' 검사

반준환 기자, 권화순
2009.12.03 06:08

금융감독당국이 은행들이 퇴직연금을 판매하면서 속칭 '꺾기'를 했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은행권의 퇴직연금 판매가 최근 1~2년 급증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3일 국민·신한은행을 시작으로 보름간 우리은행 농협 산업은행 등 5개 은행에 대해 수시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진행중인 정기검사로 대체된다.

금감원은 이번에 은행들이 신규 대출이나 대출만기 연장 때 예·적금, 신용카드는 물론 특히 퇴직연금 가입을 적극 권유했는지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퇴직연금 판매경쟁이 치열한 데다 보험권 등에서 은행의 과도한 꺾기영업에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권의 퇴직연금 판매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올 10월말 현재 금융계 전체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9조3975억원이다. 이 가운데 은행이 4조9637억원(52.8%)으로 가장 많고 △생명보험 2조7296억원(29.0%) △증권 1조1622억원(12.4%) △손해보험 5420억원(5.8%)이 뒤를 이었다. 생보와 손보 등 보험권 점유율은 지난해 6월 46.1%에서 1년4개월 만에 34.8%로 낮아진 반면 은행은 42.2%에서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당국의 검사방침에 은행들은 상품의 경쟁력과 신뢰도가 높아 판매가 늘었다는 입장이다.

또한 기업 대출영업에 퇴직연금 판매를 연계했더라도 이를 반드시 꺾기로 봐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금감원 감독규정에는 차주의 의사에 반하지 않으면 꺾기로 보기 어렵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의 경우 기업이 가입한 적립금 전액에 대해 손금산입이나 비용처리가 가능하다"며 "기업들이 은행에서 대출받으면서도 퇴직연금 가입을 먼저 요청하는 사례도 적잖다"고 말했다. 기업이 대출받으면서 퇴직연금에 가입했더라도 사용자와 근로자가 이를 원하면 꺾기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아울러 퇴직연금의 최종 수혜자가 근로자라는 점도 꺾기 논란의 소재다. 꺾기예금에 가입한 기업이 대출을 연체하면 은행은 퇴직연금 적립액으로 대출을 회수하지 못한다. 퇴직연금이 근로자 자산으로 분류돼 은행이 손을 댈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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