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vs "유의해야"…금리인상 찬반론 연장선상
가계부채의 위험성에 대해 정부와 한국은행간 뚜렷한 인식차가 감지되고 있다. 가계부채의 증가속와 향후 부정적 영향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어 금리 인상 찬반론과 엇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가계대출 만기 도래 현황 및 리스크 평가'보고서를 통해 "현재 가계부채는 큰 문제가 없고 가계 부담이 늘어날 우려도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10년내 만기가 끝나는 일시상환대출 규모(44조7000억원)가 과거보다 과도한 수준이 아니고 만기연장 비율(95%)을 감안하더라도 그렇다는 것이 금융위의 설명이다.
금융위가 이례적으로 가계대출을 언급한 것은 청와대 주문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청와대까지 관심을 보인 데 따른 '긴급진단' 성격이다.
같은 날 한은에서 전혀 다른 얘기가 나왔다. 이성태 한은 총재와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경제동향간담회에선 가계대출 증가를 유의해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 참석자들은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소비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이런 시각차는 초점이 다른 데서 기인한다. 금융위는 가계 부채가 금융기관의 부실화 등을 초래할 수 있는지에 주목한 반면 한은은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요소로 가계부채를 경계하고 있다.
양측의 견해차는 기준금리 조정이나 주택대출관련 대책 마련 때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경고 메시지는 물론 필요하면 금리 카드도 동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리 인상 시기상조론을 펴는 정부는 적어도 가계부채 문제가 금리 조정의 빌미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학계나 민간연구기관에선 가계부채 절대 규모가 크다는 점에 공감한다. 처분가능소득에 비해 가계대출 비율이 높다는 데도 이견이 없다. 다만 전반적인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질 우려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곁들여진다. 담보인정비율(LTV)이 높아 대출 부실 가능성은 떨어졌고 주택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지 않는 이상 충격이 제한될 거란 이유에서다.
문제는 대출증가 속도와 금리 부담이다. 한은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선 지난해 2월부터 11월까지 가계대출 규모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주택담보대출도 LTV 규제가 나왔던 지난해 9월 주춤했다가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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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의 긍정적 예방효과와 부정적인 여파에 대해서는 양론이 존재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문제는 고용, 경기회복 지속 여부 등과 얽혀 있어 따로 떼놓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며 "실직, 경기불안 등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는 현 상황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수요를 억제하는 완충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현재 금리가 낮은 상황인 만큼 향후 금리가 오르면 가계부담이 1조~2조원 더 늘 수 있게 되고 자연히 소비회복 진작이 어려워져 지속적인 경기상승엔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고용이 그리 늘지 않아 소비 위축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금리 충격마저 주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