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뱅킹 시장을 잡아라]<5-끝>모바일뱅킹 전문가 좌담회
스마트폰 출시로 모바일뱅킹이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이용해 손쉽게 은행 거래와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뱅킹 시장 선점을 위한 금융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결제 기능은 물론 무선인터넷과 GPS(위성항법장치)을 이용한 새로운 기술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모바일뱅킹 보완성 문제도 새롭게 부각되는 등 업계와 감독당국이 풀어야 할 숙제도 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전문가 대담을 통해 모바일뱅킹 시장의 미래를 전망하고 선결과제를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대담에는 최재환 금융감독원 IT서비스실 부국장(이하 최 부국장), 한준성 하나은행 신사업본부 본부장(이하 한 본부장), 김태진 비씨카드 지불결제연구소 소장(이하 김 소장), 김기창 고려대 법학과 교수(이하 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사회는 김창익 머니투데이 금융부 차장이 보았다.

사회=스마트폰 출시로 모바일뱅킹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움직임이 분주합니다.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요?
▶한 본부장=기업들의 경영형태와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기술을 가리켜 '파괴적 혁신 기술'이라고 합니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스마트폰이 이에 해당하지요. 금융회사들이 스마트폰 출시 이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김 교수=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개별 개발자들과 전 세계 소비자들이 직접 연결될 수 있는 오픈마켓 환경이 열렸습니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 사용자들의 이용경험이 풍부해지면서 개발자들은 보다 창의적인 서비스를 내놓게 될 것입니다.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한 본부장 = 스마트폰의 등장은 우리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입니다. 그동안 국내 IT 개발자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외국에 팔 기회가 없었는데,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시장을 통합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글로벌 사업자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입니다. 이미 해외 업체들이 모바일 뱅킹서비스 비즈니스모델(BM)을 공동개발하기 위해 국내 금융기관들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김 소장 =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지급결제, 전자상거래, 커뮤니케이션, 증강현실, 신분증(ID) 등 스마트폰의 활용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관련 사업자들은 당연히 치열한 스마트폰 마케팅 경쟁을 펼칠 것입니다. 다만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비즈니스 콘텐츠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관련 인프라도 미비하다. 일단 국내에서 확실한 성공모델을 수립해야, 해외시장에도 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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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스마트폰 뱅킹을 둘러싼 경쟁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하게도 심화되지 않을까요?
▶김 교수 = 금융기관들의 글로벌 경쟁이 보다 활발해질 것입니다. 모바일 기반의 국내 거래서비스, 솔루션, BM 등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김 소장=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 이슈에선 우리가 다소 뒤쳐진 게 사실이지만, 이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능력은 해외 업체 못지않습니다. 특히 모바일 결제의 마케팅 솔루션은 우리가 앞서있는 분야입니다.
▶한 본부장 = 시장에선 사용자 경험이 항상 우선됩니다. 사용자 경험이 쉽지 않은 시장 환경을 누군가 풀어줘야 하는데, 이번에 스마트폰이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사실 국내 IT시장에선 두드러진 개발자들이 나타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IT기술과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도입되면서,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들이 자극을 받았고, 금융기관들도 속속 모바일금융 관련한 연구·개발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최 부국장 = 이번 스마트폰 출시로 당국에서도 보다 유연하게 관련 정책을 수립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금융매체가 생긴 만큼, 금융권에서 이를 잘 활용하도록 돕는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과도한 규제로 신기술의 발전 가능성이 제한받아선 안된다고 봅니다.
사회=모바일 뱅킹이 확산되면서 보안이슈도 부각되고 있는데요...
▶최 부국장 = 뱅킹의 키워드는 신뢰와 신용입니다. 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모바일뱅킹 시스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우선돼야 합니다. 여기에 감독 당국에 해야 할 역할이 많습니다.
▶한 본부장 = 스마트폰 등장으로 유통, 제조, 금융 산업의 비즈니스 룰이 해체돼 재결합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약간의 실수는 용납돼야, 시장 플레이어들이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습니다.
▶최 부국장 = 얼마 전 스마트폰 악성코드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자, 스마트폰 뱅킹 사용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관련 서비스가 막 도입된 상황이라 불안감이 컸기 때문이지요다. 최소한 향후 6개월간은 철저히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김 교수 =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1차적인 책임은 사업자들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시스템에 대한 심사는 감독당국에서 합니다. 이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보안 시스템을 구현하는데는 국제적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데 이에 대한 완성도를 감독당국에서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당국은 적정 수준에서 이를 점검해 가급적 간섭을 줄이고, 소비자보호에 역점을 두는 게 옳다고 봅니다.
▶최 부국장 = 보안 기술 관련 안정성 심사를 실시하지 않습니다.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 놓았느냐를 점검할 뿐이지요. 예컨대 해킹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해 어떤 대책을 수립해 놨는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적정한 보안수준이라는 원칙 아래 점검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한 본부장 = 사업자들이 채택할 만한 보안기술이 제한적입니다. 다양한 보안기술을 조합해 탄탄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선택할 수 있는 보안기술이란 게 정해져 있습니다. 관련 기술 개발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김 교수 = 사업자들이 익숙하게 사용해 오던 몇 개의 보안체제만으로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선 새로운 보안기술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 될 수 없습니다. 특히 대형 금융사와 같은 지배적 사업자들은 새로운 변화에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다양한 보안기술 개발이 촉진되도록 당국에서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 부국장 = 감독 당국은 시장의 기술적 흐름을 주도할 힘이 없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국내 운영체제(OS) 시장의 99%를 차지한 건 시장의 흐름이었지, 정책 당국의 정책 때문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모바일 금융 관련 보안 기술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김 교수 =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분쟁을 해결할 감독 매커니즘 마련에도 착수해야 합니다.
사회=스마트폰 출시로 모바일 지급결제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김 소장 = 새로운 결제방식을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지만, 기술·안전·수익성에 대한 비즈니스모델(BM)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일단 BM이 잘 만들어져야, 기술개발이 활성화되고 파급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 부국장 = 시장에 결제 관련 플레이어들이 너무 많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4중 5중으로 돼 있는데, 이를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 소장 = 스마트폰 지급결제시장이 열리면 다양한 문제들이 쟁점화 될 것입니다. 예컨대 현재 모바일 지급결제와 관련된 기술은 모두 비자(VISA)와 마스타 카드에서 제공하고 있어, 이들에게 지급하는 로열티가 이슈화될 수 있습니다.
▶김 교수 = 비씨카드와 국민은행에서 제공하는 ISP결제시스템을 잘 발전시키면 비자 계열 지급결제 기술에 맞설 수 있습니다.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은 호환성입니다. 비자 기술에 널리 쓰는 것도 다 호환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김 소장 = 지급결제방식에는 한 국가의 생활패턴이 반영됩니다. 글로벌 페이먼트 업체에서 제공하고 있는 지급결제 방식은 우리의 습관을 잘 대변하고 있지 못합니다. 국내와 해외 다 범용가능한 지급결제 플랫폼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회=스마트폰 출시로 모바일 커머스(M커머스) 시장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당정협의를 통해 30만원 이하 결제의 경우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 관련 시장의 성장속도에 탄력이 붙게 됐습니다.
▶한 본부장 = M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고, 관련 시장규모도 작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M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시장참여자들이 붙기 시작하면 이 같은 속도에 탄력이 붙게 됩니다.
▶김 소장 = 스마트폰 결제는 향후 M커머스와 비접촉거래 2가지 패턴으로 나뉠 것입니다. 초기에는 오프라인에서 비접촉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겠지만, M커머스의 발전 속도는 비접촉식 거래 규모를 순식간에 따라 잡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본부장 = 이제까지는 신용카드 외에는 별다른 결제 수단이 없었습니다. 지급결제 시장의 승자는 신용카드였습니다. 그러나 M커머스 시대에선 신용카드가 이 같은 지위를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김 교수 = 과연 그럴까요. 아이튠스(iTunes)에서 노래를 하나 다운로드 받을 때도 다 신용카드로 결제합니다. 역시 신용카드는 엄청난 편의성을 갖고 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M커머스가 결합할 때 신용카드 시장은 되레 확산될 수 있습니다.
▶한 본부장 = 아이튠스에서도 선불카드와 체크카드, 직불카드가 많이 쓰입니다. 아이튠스에서 사용되는 결제수단은 보다 다양해질 것입니다. 특히 은행들은 2000년도 이후 지불결제 시장에서 뒤로 밀렸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욕심도 강합니다.
사회=오랜 시간동안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이런 열정이 스마트폰 뱅킹과 모바일 뱅킹의 성공적인 정착과 확산에 기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