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뱅킹을 잡아라]<4-1>보안 결제단말기 편의성 차별화 등 인프라 시급
모바일 뱅킹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과제가 적지 않다. 스마트폰의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 폐지에 따른 적절한 보안 대책 마련은 당장 풀어야 할 숙제다. 스마트폰의 편리성과 동전의 양면인 보안성을 어느 정도 담보 할 수 있느냐가 최우선 과제다.
여전히 부족한 인프라도 넘어야 할 산이다. 3세대 휴대폰의 모바일 현금카드나 신용카드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자동화 기기나 결제 단말기 등이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고객들의 모바일 뱅킹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기존 모바일뱅킹나 직접회로(IC) 카드와 별 차이가 없고 아직 이용자가 대부분 젊은 층이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서 폐지…보안 대책 어디까지=지난달 31일 전자금융 거래에 획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정부가 당정협의를 거쳐 전자금융거래 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를 폐지하기로 한 것. 세부적으로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거래법 21조의 3항의 전자금융거래 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 규정을 공인인증서와 동등한 수준의 보안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변경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현재 공인인증서가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금융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현재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터넷뱅킹의 공인인증서를 다운로드 받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서가 스마트폰 보안기술의 다양성을 가로막는다는 지적과도 일맥상통한다.
정부는 당정 합의에 따라 내달 말까지 공인인증서와 관련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일단 스마트폰 폰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공인인증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하지만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만한 보안 솔루션을 찾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공인인증서의 대안으로 SSL(암호통신기술)과 OTP(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등의 보안기술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 기술들은 공인인증서에 비해 보안 수준이 떨어져 전자금융 거래 규모가 큰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현재 공인인증서 사용이 일반화된 상황에서 갑자기 새로운 보안 기술이 도입되면 고객들은 물론 금융시장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도 여전하다. 공인인증서는 지난 99년 도입 이후 현재 사용자가 2200만 명에 달한다.
따라서 향후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화 폐지 법제화 과정에서 공인인증서외에 어떤 기술을 도입할지를 놓고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자연히 법 개정 작업이 지연되거나 당초 취지가 퇴색될 수도 있다. 감독당국이 법제화 이후에도 스마트폰의 공인인증서 사용을 사실상 종용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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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김승주 교수는 "공인인증서 기술의 보안 기술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특정 기술 하나만 사용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이는 시장 경쟁을 통한 새로운 보안 기술 개발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3G 휴대폰 현금카드 등 인프라 미미=2008년 17개 은행은 USIM(범용가입자식별모듈) 기반의 3G 휴대폰을 자동화기기에 갖다 대면 손쉽게 입출금을 할 수 있는 모바일 현금카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당시 USIM에 여러 은행계좌를 저장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현재 국민ㆍ신한ㆍ우리ㆍ 하나 등 대형 은행 지점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자동화기기는 지점 당 1~2대로 전체의 50% 수준이다. 중소형 은행들은 주력 점포를 제외하면 아직 설치하지 않은 지점도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07년 첫 선을 보인 모바일 신용카드 역시 결제 단말기인 동글이 20여만 대 수준에 불과하다. 전국의 신용카드 가맹점수가 200만 개인 점을 감안하면 보급률이 10%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부분 마트 등 대형 가맹점이 대부분인 실정이다.
특히 결제 단말기 가격이 일반 가맹점은 20만~40만 원 정도, 대형 가맹점은100만 원 넘어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다. 정작 편의성이 무기인 3G 휴대폰이 편의성에 뒤쳐지는 셈이다.
또 현재 스마트폰은 모바일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부터 RF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술 표준화 문제가 남아 있는데다 이동통신사들의 투자 기피 등으로 시장 활성화에는 걸림돌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 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3G 휴대폰의 현금카드와 신용카드 서비스는 출시된 지 몇 년이 됐지만 아직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며 “스마트 폰 카드도 현재 피처폰(기능폰)만 사용이 가능해 시장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별 차이 없다” 인식 미비=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뱅킹이 편의성 면에서 기존 서비스보다 나을 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
스마트폰 뱅킹은 일부 부과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아직 대출이나 예금 상품 가입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예금 인출이나 조회, 신용카드 대금 조회, 공과금 납부 등의 기본적인 거래를 제공하는 것. 이는 기존 모바일 뱅킹과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예금이나 대출 상품에 가입하려면 여전히 지점을 찾아야 한다. 고객들이 굳이 스마트폰 뱅킹을 쓰지 않아도 불편한 점이 없는 셈이다.
카드사의 모바일 신용카드도 기존 마그네틱 카드(MS)카드와 비교할 때 서비스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도 들린다. 결제기능 외에 할인이나 쿠폰 등은 모두 MS카드에서도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것이다.
MS카드와 결제 시간도 큰 차이가 없는 데다 기존 IC드가 RP(무선주파수) 기능을 제공해 굳이 모바일 신용카드를 쓸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까지 인터넷 기기의 특성상 스마트폰 뱅킹이나 모바일 카드 고객이 대부분 20~30대의 젊은 층이란 점도 시장활성화 측면에선 걸림돌이란 지적이다.
이명식 상명대 교수는 "은행의 모바일 뱅킹이나 카드 등이 이통사와 제휴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찾고 있지만 아직 기존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다"며 “사용자도 얼리 어댑터가 상당부분을 차지해 시장이 젊은 층 위주로 확산된 뒤 조금씩 확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