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80, 365, 2020-01, 2015-01...
뜻 모를 암호 같은 숫자들이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들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해당 숫자들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의 장단기 목표와 경영비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4일삼성생명(210,000원 ▼4,000 -1.87%)에 따르면 이수창 사장은 이달 초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월례사를 통해 “영업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손익경영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하는 방침은 하반기에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 할 것”이라며 세부 슬로건으로 ‘9080’을 제시했다.
9080의 90과 80은 보험 유지율 목표치다. 신규 계약 후 꼭 1년이 지난 13회차의 보험유지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25회차(2년 후 첫달)는 80%로 유지하자는 것이 이 사장의 제안이다. 일부 설계사(컨설턴트)들이 밀어내기식 영업을 하는 구태와 관행을 근절하고 내실 있는 성장으로 상장 이후의 도약을 준비하자는 것.
그는 “해당 지표가 선진보험사로 진입하기 위한 최초의 관문이 될 것”이라며 “의식과 관행을 바꾸는 것은 임직원과 컨설턴트 여러분들이 실천해 주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최근 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이 줄어들면서 특히 보장성 보험의 신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안정적인 손익경영을 위해서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려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의 9080이 구체적이라면 삼성화재의 365는 보다 추상적인 비전을 담고 있다. 최근 회사의 새로운 슬로건으로 혁신을 강조하는 'think NEXT'를 제시한 삼성화재는 365를 세 가지로 변용해 내놓았다.
고객이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만족시키기 위한 365% Satisfaction(만족), 고객의 수요에 앞서가는 365days R&D(365일(1년) 내내 보험과 금융 역량을 향상하자는 내용), 고객 편의의 관점에서 과감하게 업무관행을 바꾸는 36.5 System이 그것이다. 36.5도가 사람의 체온인만큼 고객에게 회사의 온기가 전해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
이처럼 함축적인 제안은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거치며 영업, 관리, 재무 등 주요 업무를 맡아 성과를 일궈냈던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과 지대섭삼성화재(496,500원 ▲5,000 +1.02%)사장의 경험이 녹아들었다는 것이 회사 주변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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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회사처럼은 아니지만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증권 등도 글로벌 수준의 업무 역량과 실적을 인정받기 위한 목표를 각각 제시해둔 상태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월 회사 사명을 변경(이전에는 삼성투신운용)하며 2015년에 아시아 톱 클래스(수위권) 자산운용사로 도약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이른바 2015-01이다. 또 그 과정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률을 실현하여 주식형 및 인덱스 펀드 등 자산운용시장 전 분야에서 국내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삼성증권(95,900원 ▲700 +0.74%)은 '2020년 글로벌 Top 10'을 회사의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그룹 내 대표적인 기획통인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기존 금융업의 틀을 깨고 새로운 한계에 도전하는’ 창조적 혁신을 ‘Create with you’ 라는 회사의 브랜드 슬로건으로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