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눈치보기로 구호로 그치는 친서민

실세 눈치보기로 구호로 그치는 친서민

배성민 기자
2010.08.09 14:39

[기자수첩]사장 뽑는 세번의 서울보증 주총..뭐가 문제지?

"세 번의 주주총회와 한 번의 정관변경, 두 달 이상 가동된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왜 필요했을까?"

세 번의 주주총회를 거쳐서도 최고경영자(CEO)를 확정하지 못한 서울보증보험 얘기다. 영포라인 사전 낙점 논란으로 무산된 1차 공모에 이어 2차 공모는 최종 후보군의 부적격 논란으로 끝내 CEO 선정이 무산됐다. 대통령의 고교 후배가 유력후보로 포함되는 바람에 '측근인사 논란'이 일자, 다른 후보까지 주저앉히며 아예 없던 일로 해버린 것이나, 15명의 금융전문가들이 모두 부적합한 인물이 돼 버린 것 모두 정상적이지는 않다.

한차례 정회되며 13일의 간격을 두고 정회와 속회로 연결됐던 두 차례 주주총회(6월18일, 30일)와 지난 6일의 임시주총까지의 상황이 꼭 이랬다.

차선책으로 택해진 것이 현 사장의 유임이다. 어차피 선정 절차가 어그러진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도 비친다.

하지만 아직 잡음은 끝나지 않았다. 본래 사장 임기는 3년인데 이를 모두 인정할 수 없다는 단서가 붙었기 때문이다. 유임된 방영민 사장의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려면 정관을 바꿔야 해서 또 한 차례의 주총이 필요하다.

이달 중순 이후로 예정된 주총에서는 정관 변경 승인과 CEO 최종 선임이 동시에 이뤄진다. CEO 최종 확정을 위해 절차적으로만 꼭 두 달이 걸린 것이다. 그나마의 결론도 현상 유지다. 비효율도 이런 비효율이 없다.

수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보증보험도 주식회사(예금보험공사(93.85%)와 12개 보험사(6.15%)가 주주)다. 국민이 주인이랄 수 있는(사실상 주인 없는) 예보가 대주주여서 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서울보증보험에는 전세자금대출 보증이나 신용불량자의 취업을 돕기 위한 신용보증 등의 '친서민' 상품이 있다. 하지만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금융권이 친서민 금융 행보에 열을 올리기 전부터다.

구호는 친서민인데 정권 실세 눈치 보기로 일관하다 보니 애초의 친서민도 빛을 잃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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