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 참 좋은데, 우리금융 주가는 왜

우리 증시 참 좋은데, 우리금융 주가는 왜

오상헌 기자
2010.09.26 13:59

블록세일 후 우리금융 주가 지지부진...민영화 과정, 주가 영향 촉각

정부가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우리 증시가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보유 중인 우리금융 주식 가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서다. 우리금융 민영화를 통해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 해야 하는 정부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향후 우리금융 주가 추이가 민영화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증시에서 우리금융 주가는 1만3750원에 마감했다. 연고점(1만8300원)보다 25% 가량 떨어진 가격이고, 정부가 마지막 블록세일(시간외 대량매매)을 단행한 지난 4월9일(8일 종가 1만6000원)보다도 14% 하락한 수준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연중 최고점(1846.60)을 다시 갈아치웠다.

우리금융 주가는 올 들어 지난 4월까진 흐름이 좋았다. 인수합병(M&A) 이슈가 호재로 작용했고 실적 회복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4월15일엔 연중 최고점(종가 기준)인 1만83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민영화 방안 확정 지연과 실적 우려가 겹치면서 모멘텀을 잃었다. 민영화 계획이 확정 발표된 8월 이후 1만4000원 언저리에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은행권에선 잇따른 지배구조 리스크와 금융사고가 이슈가 됐다"며 "이런 외적 요인이 함께 작용해 우리금융을 비롯한 은행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힘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곤혹스러운 건 우리금융 최대주주인 정부다. 우리금융 주가가 낮으면 그만큼 공적자금 회수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말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8배 수준이다. 시중은행 중 하나금융지주 다음으로 낮다. 은행업종 평균(0.94배)에도 한참 못 미친다. 주가가 장부상 가치에 비해 낮다는 뜻이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 지분(56.97%) 가치는 지금 주가로 계산하면 6조3000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연고점 수준인 1만8000원을 대입해 보면 지분 가치는 8조3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주가 움직임에 따라 정부의 공자금 회수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현 주가가 재무내용에 비해 낮아 실사 과정에서 적정 가치를 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도 답답하긴 매한가지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우량한 재무구조에 비해 시장 평가가 박한 것이 아쉽다. 낮은 주가가 우리금융이 원하는 민영화를 추진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불확실하다. 우리금융은 지배주주 없이 여러 주주들이 지분을 잘게 나눠 갖는 '과점주주' 체제의 민영화를 바라고 있다.

현재의 '밸류에이션 매력'과 미래 '성장 가능성'만 따지면 낮은 주가는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과점주주 민영화 방안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우리금융 주가가 적정 수준으로 올라줘야 정부로서도 과점주주에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선택지에 넣을 수 있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실사가 끝나 11월 매각 공고가 나가고 민영화 과정이 본격 전개되면 우리금융 주가에도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며 "우리금융 주가 추이가 민영화 과정에서 또 하나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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