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이 다가오면서 벌써 많은 사람들이 연말 파티와 선물, 가족과의 시간을 생각하며 들뜨기 시작한 것 같다. 매년 이 맘 때가 되면 주변의 불우한 이웃을 돌아보게 된다.
전통적으로 나눔의 시기인 연말에 그 어느 때보다 불우이웃 돕기에 열성적인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이것이 일 년 내내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연말의 불우이웃돕기가 다음 해에도 지속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된다면 이보다 더 반가운 일은 없을 것이다.
지난 여름 필자는 회사 직원들과 함께 장애인 보육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몇 명의 직원들이 장애인 보육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에 동참한 것이다. 보육원을 방문하고 나서 그 곳의 어린이들이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가는지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그 아이들이 갖고 있는 열정은 그 곳을 방문한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보통 한국 사람들은 수줍음이 많은 편이지만 이 곳 보육원 아이들은 거리낌 없이 필자의 손을 잡고 끊임없이 질문을 하며 자신들의 공간을 구석구석 보여줬다.
이들의 행복한 미소와 열정을 보며 가슴 벅찬 기쁨과 영감을 선물로 받았다. 필자에게 오히려 큰 선물을 준 아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이 경험을 계기로 그 다음 달에도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참여하게 됐다. 그 해 여름의 경험은 필자로 하여금 이웃을 위한 삶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이들을 위해 해야 할 많은 일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 값진 시간이었다.
필자가 근무하는 HSBC은행에는 지난 10여 년 동안 매달 고아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직원들이 있다. 각자의 바쁜 생활을 쪼개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을 방문하고 생일 파티를 열어 주는 등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특히 은퇴한 직원들 또한 변함없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정성에 크게 감동받았다.
혹자는 이들이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의 작지만 따뜻한 행보는 거액의 일회성 기부보다도 훨씬 아름다운 의미를 가진다. 가족이 없는 아이들에게 언니, 이모, 삼촌이 돼주고 이들과 함께 웃음을 나누는 일이야말로 돈으로 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베푸는 사람에게는 그들이 준 것 이상의 더 많은 것을 채우고 돌아갈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올 겨울, 필자 회사에서는 매년 고객들에게 발송해 왔던 연하장을 제작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메일을 통해 감사를 전하고, 이를 통해 절약한 비용을 보태서 앞서 말한 장애인 시설 아이들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 이메일 연하장을 받게 될 고객들도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 (종이 절약을 통해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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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로비에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에는 직원들이 장난감, 옷, 책 등을 기부할 수 있는 작은 상자도 마련해 뒀다. 온정의 손길을 내민 모든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물론 이 또한 작은 시도지만 직원들이 마음과 정성을 모아 전달하는 만큼 그 의미는 그 어떤 기부에 못지않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처음 경험했던 한국의 겨울은 춥고 매서웠다. 올 겨울 역시 작년만큼 아니, 더 매서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처럼 따뜻한 마음을 실천하는 직원들과 장애인 아이들이 선사해 준 감동이 있기에, 그 어떤 추위도 거뜬히 이겨낼 자신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즐겁고 따뜻한 연말과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