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인수무산 위기, 하나 '쩔쩔' 론스타 '여유'

외환銀 인수무산 위기, 하나 '쩔쩔' 론스타 '여유'

박종진 기자
2011.05.12 18:23

하나금융, 계약 연장에 총력… 론스타, 경우의 수 따지며 손익계산

금융당국이 12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인수) 승인을 또 다시 유보하면서 매각 당사자들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당장 하나금융은 다급해졌다. 금융당국이 사법적 처리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함으로써 사실상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의 한도초과 보유주주(대주주)인 론스타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계약이 무산될 경우 여러 선택지 가운데 이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선하나금융지주(105,700원 ▼7,500 -6.63%)는 계약 연장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지난해 11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때 정해놓은 시한은 오는 24일. 이 기간이 지나도록 인수 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쌍방 중 한 쪽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신제윤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승인심사에 대해 "5월은 힘들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측은 즉각 "론스타와 협의해 계약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론스타와 협의해 다른 대안까지 모두 찾아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별 다른 대안이 없는 처지다. 그렇다고 이대로 인수를 포기할 수도 없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외환은행장까지 내정해놓고 모든 그룹 경영 계획을 외환은행 인수를 전제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실시한 1조3000여억원의 유상증자와 1조5000억원의 회사채 발행 등 재정적 부담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입게 될 신뢰도 타격은 금전으로 환산할 수조차 없다.

반면 론스타는 느긋한 편이다. 계약이 무산돼도 당장 아쉬울 게 없다. 배당이나 일부 지분 매각 등으로 그동안 회수한 돈만 2조4000억원이 넘어 투자금도 이미 회수한 상태다.

얼마든 추가이익도 노릴 수 있다. 먼저 이대로 외환은행을 들고 있으면 재추진 중인 하이닉스 매각으로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외환은행이 보유 중인 하이닉스의 지분가치는 6800억원에 이른다.

여유롭게 기다리며 법원의 판결을 지켜봐도 된다. 만약 문제가 된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이 고등법원에서 유죄판결이 내려지고 이에 따라 대주주 부적격 판단이 내려져도 큰 문제가 없다.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하지만 외환은행 자체가 매력적인 매물 인만큼 눈독 들이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인수 상대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지난 2006년 론스타와 계약했다가 주가조작 사건에 발목이 잡히면서 인수가 무산됐던 KB금융그룹이 새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물론 6개월 내에 강제 매각해야 하는 탓에 론스타로서는 협상 조건이 불리해질 수는 있다. 하지만 경영권 프리미엄 제약이나 인수 대상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실제 손해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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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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