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앞둔 신라저축은행, 유상증자한다더니 허위 잔액증명서
퇴출을 앞둔 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피하기 위해 텅 빈 계좌를 1000억원 넘는 돈이 들어있는 것처럼 조작된 서류를 근거로 제시했다. 혼란 없는 상시 구조조정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지만 부실 저축은행의 기막힌 행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영업정지를 앞두고 있는 신라저축은행은 최근 금융당국과 법원에 일본 투자자를 유치해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9일 열린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항소심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이 과정에서 신라 측은 일본 업체인 JK캐피탈이 2000억원을 투자한다며 그 증거로 투자자 대리인을 통해 100억엔(약 1140억원)이 예치돼 있는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통장 잔액증명서를 내밀었다.
그러나 조사결과 이 잔액증명서는 허위로 드러났다. 스미토모은행이 증명서를 발급한 적도 없고 실제 계좌에 입금된 금액 역시 우리 돈으로 10만원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약 100만 배가량 뻥튀기한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정지가 눈앞으로 다가오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지막 저항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신라저축은행 관계자는 "투자자 쪽의 말을 믿었을 뿐 서류의 진위여부를 알지 못했다"며 "의도적으로 서류를 조작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라저축은행은 12일 영업 정지될 예정이다. 원래는 앞서 지난 2월15일 서울, 영남저축은행과 함께 금융위로부터 영업정지와 계약이전 결정 조치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주면서 이날까지 퇴출을 피해왔다. 법원도 결국 지난달 말 더 이상 가처분 기간을 연장해주지 않기로 했고 이에 따라 퇴출을 목전에 두게 됐다.
신라저축은행이 문을 닫으면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 퇴출된 곳은 모두 27개가 된다.
한편 이번 퇴출 역시 '시장 불편 없는 구조조정'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금요일 오후 5시 이후 영업정지를 내리고 주말을 통해 예보의 가교저축은행으로 자산부채 일부를 계약이전 하는 방식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정상적으로 다음 주 월요일부터 거래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