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금융권 맏언니, 금감원 소비자보호 바꾼다

30년 금융권 맏언니, 금감원 소비자보호 바꾼다

박종진 기자
2013.05.21 14:47

[인터뷰]오순명 금감원 소비자보호처장 "업무 10배 확대해야 국민체감"

오순명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사진=이동훈 기자
오순명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사진=이동훈 기자

마치 취재원과 기자의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 취임 보름을 맞은 오순명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사진,58)은 지난 16일 기자와 만나 쉴 새 없이 물었다. 기자가 금감원을 담당하면서 들었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말하면 오 처장은 수첩을 꺼내놓고 열심히 적었다.

오 처장의 태도는 한명의 소비자라도 더 붙잡으려는 영업사원처럼 적극적이었다. 실제 오 처장은 전 우리모기지 대표로서 첫 민간 금융회사 출신 소비자보호처장이다. 우리은행 지점장만 7년을 지낸 후 강서양천영업본부장, 인천영업본부장을 역임한 여성 '영업전사'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오 처장이 금융회사의 업무행태를 잘 아는 만큼 금융소비자보호 업무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물론 부담도 적잖다. 오 처장은 "30년 은행원 생활을 해온 금융권 맏언니로서, 또한 피감기관 출신으로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부담이 클수록 업무에 무섭게 매진하고 있다. 아침 7시30분이면 출근해 밤 9시가 넘어 퇴근한다. 주말도 모두 출근한다.

오 처장은 "오기 전에는 막연했는데 이제 점차 내가 할 일이 명확해지고 있다"며 "힘없는 사람을 위해 대신 싸우는 해결사가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신고센터를 통해 올라오는 민원사례를 보면 투지가 불타오른다고도 했다. 억울한 일을 당한 소비자들이 내 가족이라 생각하면 얼마나 답답하냐는 얘기다.

금감원 소비자보호업무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물었다. 오 처장은 "빠르게, 다르게, 헌신하자, 이 세 가지"라고 답했다. 헌신적 자세로 민원접수에서부터 제도개선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시키는 한편 지금과 다른 차원으로 소비자보호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란 각오다.

오 처장은 "3~4배 업무를 늘려봐야 체감이 안되고 국민의 피부에 와 닿도록 10배쯤 업무를 확대할 것"이라며 "'금감원이 이렇게까지 해 주는구나'라는 말이 나오면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니 뭐니 이런 얘기도 안 나온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보호처는 각 부서에서 뒷전으로 밀려 있는 소비자보호 관련 업무를 최우선으로 배정하고 이를 인사고과에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오 처장은 "부서별 이견 등을 잘 협의하고 조율해 금감원 소비자보호 업무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처장은 민원상담 창구 직원들과 식사를 위해 일어섰다. 임기 중에 가장 일선에 있는 직원들의 목소리, 현장의 요구를 우선적으로 챙기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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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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