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엔저 나비효과

[MT시평]엔저 나비효과

윤창현 기자
2013.05.31 06:02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사진제공=한국금융연구원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사진제공=한국금융연구원

2011년 8월 5일 소위 '샤마 쇼크'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한 번도 최상등급인 AAA 등급을 놓쳐 본 일이 없는 미국정부 발행 국채가 역사상 처음으로 등급이 한 단계 하락한 AA+등급을 받은 것이다.

이는 처음으로 등급이 강등된 미국 국채가 이제 다시 최상등급을 회복하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등급이 하락 할 수 있는 전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인 조치였다.

기축통화 발행국이라는 미국의 독특한 지위로 인해 미국국채의 디폴트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이다. 달러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국채는 만기에 가서 원금과 이자를 못 갚을 가능성이 사라지고 최악을 피할 수 있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행정부와 국회간에 국채발행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너무 지리하고 오랫동안 계속된 데에 있었다.

S&P는 이 상황에 대한 판단을 전제로 미국국채의 신용등급 강등을 단행하였다. 결국 이는 정부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8월 23일 CEO 데븐 샤마의 사임이 이어졌고 뒤이어 취임한 더글라스 피터슨 CEO는 아직까지도 미국국채 신용등급을 그대로 두고 있다. 한번 떨어진 신용등급이 아직까지도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행히도 미국국채의 독특한 지위로 인해 가격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 불똥은 당시 문제가 되던 그리스 국채로 튀었다. 미국 채권등급이 하락할 정도이니 그리스 채권은 엉망 아니냐라는 시각의 교정이 일어나면서 당장 그리스 국채에 대한 투매가 일어나고 국채에 대한 보증료로서의 CDS 프리미엄은 폭등하였다.

결국 그리스 국채에 대한 헤어컷 비율이 상승하면서 금융시장에서의 일대 혼란이 이어졌다. 카오스 이론이 얘기하는 나비효과가 '대서양 나비효과'로 가시화된 셈이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소화되는 듯하던 미국국채에 대한 쇼크가 대서양 건너 그리스에게는 태풍이 되어 덮치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최근 일본 국채를 둘러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GDP의 240%에 달하는 일본의 국채는 대부분 일본 국내에서 소화되고 있고 외국투자자가 보유한 비율은 9% 정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국채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항상 지적되는 부분이 바로 일본국채문제는 국내적 이슈이니 자기들끼리 잘 알아서 하겠지 라는 점이었다.

문제는 실제 문제가 불거질 경우 이러한 지적이 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통화를 풀어서 인플레를 일으키는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이 불거지면서 일본 주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문제는 역시 일본국채이다. 주가가 오르자 투자자들이 채권을 팔기 시작하였고 채권의 거래가격은 떨어지고 채권금리가 오르고 있다. 더구나 인플레 국면이 나타날 경우 금리상승 예상과 채권가치하락 가능성이 동시에 부각이 되는데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금리상승예상으로 인해 채권거래가격이 하락하고 이로 인해 금융기관이 보유한 국채의 시가평가가치가 하락하고 이러한 가치하락은 금융기관의 보유자산 가치의 손실로 이어지면서 금융기관들이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국채의 추가적 가치하락을 걱정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면 국채의 투매로 이어질 수도 있다. 비록 일본은행이 한 달에 7조엔 정도의 국채를 매입하기로 한 바 있지만 이는 전체 채권에 비하면 작은 규모라서 위기국면에서는 역부족일수도 있다.

일본 채권의 가치하락과 시장불안은 엔저 현상을 가속화시키면서 부정적 영향이 우리에게도 크게 미칠 수 있다. 정상적 상황에서 엔화의 증가로 인한 엔저현상도 우리에게 부담이 되지만 일본 국채의 가치하락과 위기가능성으로 인해 엔저가 유도되는 경우 그 부담이 엄청나게 가중이 된다. 더구나 일본 내수시장 기반이 더욱 취약해지고 주가폭락이 이어질 경우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바다 건너 우리 경제를 덮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향후 '현해탄 나비효과'가 우리를 힘들게 할 가능성이 존재함을 잘 인식하여 이에 대한 보다 정교한 모니터링과 함께 최악에 대비한 각종 조치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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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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