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상장예비심사 청구 전격 결의…"제2의 동양 안돼" 선제적 위기 대응 구조 만든다
동부그룹이 비상장 금융계열사인 동부생명의 상장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동양그룹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사태로 일부 대기업 계열에까지 위기설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조속한 상장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승부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생명은 오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결의할 계획이다. 2012년1월 상장 추진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이래 1년10개월 만에 실질적인 상장 절차를 개시한다.
동부생명은 지난 8월 우리투자증권(대표주관사) 등을 상장 주관사로, 이달 타워스 왓슨을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계리법인으로 각각 선정하고 한국거래소와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위한 실무협의를 시작했다.
이사회 결의가 끝나면 다음 달 7일 주주총회에서 상장에 필요한 정관변경을 결의한다. 이어 11월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거래소가 내년 1월까지 승인여부를 결정하면 신주발행과 주식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상장한다는 목표다. 동부생명이 상장하면 동양, 한화, 삼성생명에 이어 생명보험사 중 네 번째다.

특히 동부그룹은 이번 상장으로 위기 대응 능력을 한층 키울 수 있다. 기존 계열사가 보유하던 동부생명 주식을 내다 팔아(구주매출) 현금을 확보할 수 있고 팔지 않더라도 시가에 따른 평가이익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 유동성이 필요할 때 주식담보대출을 받기도 훨씬 유리하다.
아울러 동부화재를 정점으로 금융계열사를 지주 체제로 재편할 수 있다. 동부생명이 상장되면 동부화재와 동부증권 등 주요 금융계열사들이 모두 상장사가 된다. 동부화재는 동부생명 지분 81.5%, 동부증권 19.92%, 동부캐피탈 10%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들이 동부화재 지분 31.33%를 소유하면서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물론 현재 환경이 저금리 저성장 기조 등으로 보험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상장에 유리한 조건은 아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동양 사태의 여파로 시장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나오자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차원에서도 신속한 상장 추진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상장에 따라 금융지주사도 추진될 수 있어 그룹 내 비금융계열사와 지분 정리 등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부생명과 함께 상장을 추진 중이던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업황 악화를 이유로 연내 상장 절차를 추진하기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업계 소식통은 "미래에셋은 내년 이후 경기상황을 살펴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