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새 저축은행중앙회장에 거는 기대

[기자수첩]새 저축은행중앙회장에 거는 기대

기성훈 기자
2015.12.29 15:56

"얼굴을 맞대고 논의하는 대면보고 외에 앞으론 전화보고도 해 주세요."

지난 28일 취임한 이순우 신임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첫 지시사항이다. 관피아(관료+마피아)의 낙하산 인사가 금지되면서 20년만에 처음으로 민간 출신의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선출됐다. 금융지주 회장 출신이 저축은행중앙회장으로 취임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저축은행중앙회장 자리는 암묵적으로 금융당국에서 낙점해 관료를 내려보내는 모양새였다. 이번에는 관피아를 배척하는 분위기 속에 업계 자율에 맡겨졌지만 업계는 오히려 금융당국의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

최규연 전 회장이 지난 6일 임기 만료로 물러난 이후 저축은행업계는 "진짜 민간에서 와도 되는 것이냐"며 당국의 의중을 파악하느라 애썼다. 김종욱 전 SBI저축은행 부회장이 저축은행중앙회장 후보로 단독 등록했으나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반려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난항 끝에 저축은행중앙회를 이끌게 된 이 회장은 우리은행의 합병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은행장 등을 거쳐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폭넓은 경험과 넓은 인맥에 기대감을 표했다.

기대감이 큰 만큼 이 회장 앞에 주어진 과제도 만만치 않다. 현재 저축은행업계는 최고금리 인하, 광고 규제 등 숱한 난제들에 직면해 있다. 저축은행 사태를 딛고 7년만에 업계가 흑자로 돌아섰지만 고금리 신용대출에 대한 눈총도 여전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은 물론 시중은행까지 중금리 대출을 추진하면서 우량 저축은행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도 커졌다.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이 회장은 은행 영업 현장에서 쌓은 친화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실적을 거둬 '영업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인물이다. 회장 선출 직후 이 회장은 "직접 발로 뛰어 영업 현장에 가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하나씩 개선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전화보고하라는 첫 지시도 현장의 소리를 빠르게 듣겠다는 의지의 피력이다. 새로운 시작점에 선 이 회장과 저축은행업계가 어떻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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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훈 정책사회부 부장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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