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시장 예상 빗나간 결정…국내 경기침체, 구조조정 여파 등 고려한 듯

한국은행은 9일 열린 6월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된 이후 12개월만에 다시 인하됐다.
이번 결정은 당초 시장 전망에서 벗어난 전격적인 결정이다.
앞서 머니투데이가 국내 10개 금융투자기관, 경제연구원 관계자들에게 6월 기준금리 전망을 문의한 결과 9곳이 동결을 예상했다. 또한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관계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79.4%가 6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시장에선 오는 14~15일 미국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3일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등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이벤트를 앞둔 점을 고려해 한은이 일단 금리동결을 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수출부진과 내수위축으로 가라앉은 국내 경기여건상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5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악화돼 미국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약화된 점을 고려해 선제적 금리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경기 지표들이 일제히 악화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구조조정 후폭풍까지 가세할 경우 그 여파는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8%로 예상하나 내부적으로 추가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많다. 경기둔화 상황에서 기업 구조조정에 대량실업 등 경기불안 요인이 가중될 경우 국내 경기에 예상보다 큰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올해 1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5%로 지난해 4분기(0.7%)에 이어 2분기 연속 0%대 성장세를 이어갔고 물가상승률도 목표치인 2%를 밑도는 1%대 미만의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 5월 만장일치 금리동결 결정을 뒤엎고 소수의견 없이 곧바로 금리인하를 선택한 것은 그만큼 대내외 경기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인식이 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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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1.5% 기준금리 수준이 성장세 지원에 무리가 없다고 밝혀온 이 총재는 올해 3월 금통위 이후 점차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그는 지난 5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는 “2.0%에서 1.75%로, 1.75%에서 1.50%로 금리를 낮추기 전에도 당시 기준금리 수준이 완화적이란 표현을 썼다”고 했다.
다만 이 총재가 통화정책만으로 근본적 경제회복이 어렵다는 입장을 줄곧 밝힌 데다, 재정과의 정책조합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이번 금리인하 결정이 시장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