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의 명암]②금융권, 매년 주총 시증 사외이사 모시기 난항…"자기권력화, 낙하산 방지 순기능" 지적도
정기 주주총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지주사들의 '사외이사 모시기'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후보자의 이해상충 여부, 경영진과 친소관계 논란 등으로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한 채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구인난은 주총 시즌마다 반복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 등 주요 금융지주사는 3월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선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달 말 이사회를 열어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 브릿지 스트래티지(First Bridge Strategy Ltd.) 등 네 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확정했다. KB금융은 김경호 홍익대 경영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주총에 올린다.
하나금융은 윤성복·박원구·차은영·허윤 등 4명의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뒀지만 최장 6년의 임기를 채우지 않아 모두 재선임하고,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지주사 전환과 함께 사외이사 선임을 마쳐 3월 주총에선 관련 안건이 없다.
금융권에선 올해는 사외이사 교체 폭이 크지 않아 비교적 고생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년 주총 시즌마다 이해상충 관계, 경영진과의 학연·지연 논란 등을 꼼꼼히 살피면 마땅한 인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회계 분야 전문가의 경우 '교수 외 대안이 없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일례로 KB금융은 올해 주총에서 회계전문가인 한종수 사외이사의 후임 찾기에 나선 가운데, 전문성이 높은 이른바 4대 회계법인 출신 회계사는 애초부터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이사회 담당 실무자는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주요 회계법인은 감사 업무 뿐만 아니라 각종 컨설팅, M&A(인수·합병) 과정에서 자문을 맡기 때문에 4대 법인 출신의 회계업계 내 명망 있는 인물은 회계 전문가 몫의 사외이사로 모시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회계학계의 권위있는 인물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B금융의 한종수 사외이사와 김경호 후보, 하나금융의 양동훈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 신한금융은 한국회계학회장을 지낸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 학계 인물이 금융지주사의 회계 전문가 몫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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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이 사외이사 추천을 시도했던 백승헌 변호사 역시 이해상충 이슈에 낙마했다.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지향이 KB손해보험에 법률자문과 소송을 수행한 전력이 이유였다. 수임 규모는 월 평균 200만원 미만, 건수는 월평균 2건 미만의 소액이었지만 이해상충 부담을 넘긴 어려웠다.
경영진과의 학연·지연 논란도 사외이사 후보군을 좁히는 이유 중 하나다. 현 정부 들어 지배구조 개선 주장이 힘을 얻는 가운데 주총 의안 분석기관들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평가하면서 CEO와의 학연·지연이 있을 경우 낮은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의 엄격한 사외이사 선임 요건에 대한 순기능이 크다는 평가도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사외이사 자격 조건은 과거 사외이사의 자기 권력화, 낙하산 사외이사 등의 폐해를 막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구인난이란 부작용이 존재하지만 필요한 규제를 없애기 보다는, 주주 추천 등 금융사마다 사외이사 영입 경로를 다양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