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의 명암]③금융지주·은행·생보·손보·카드 상위사업자 집계…78명 사외이사 연 53억원 수령
주요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들은 한 해 평균 4주 정도를 일하고 6500만원 정도의 보수를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차량과 건강검진, 소속 단체에 대한 기업의 거액 기부까지 각종 혜택도 함께 누리고 있었다.
3일 머니투데이가 금융지주사 네 곳, 은행 다섯 곳, 생보·손보·카드사 각각 세 곳 등 각 업권 상위권 18개사의 2017년 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78명의 사외이사가 한 해 동안 수령한 보수는 총 52억8153만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평균 금액은 6771만원이다.

회사별로는 삼성그룹 계열 금융회사들의 사외이사 보수가 월등했다. 삼성카드 사외이사는 2017년 1인당 1억5900만원, 삼성화재 사외이사는 1억325만원, 삼성생명 사외이사는 975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또 KB금융 사외이사가 8300만원, KB국민은행 사외이사가 7875만원의 보수로 업계 상위권이었다.
전체 사외이사들의 연간 평균 활동시간을 어림잡아 200시간으로 가정하면 평균 시급은 33만8550원이다. 주당 법정 최장 근로시간(52시간)을 고려하면 4주쯤 일하고 연봉 6500만원 이상을 버는 셈이다.
회사마다 사외이사들의 활동시간이 천차만별인 데다 업무의 중요성, 개개인의 높은 역량 등 보수를 결정하는 여러 변수가 존재함을 고려한다 해도 서민들의 눈높이에서 '고액 보수'라는 평가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외이사들의 보수는 매월 보장되는 기본급과 이사회 의장, 각종 이사회 내 소위원장 등 직책의 중요도에 따라 더해지는 직책 수당, 회의가 열릴 때마다 제공되는 이른바 '거마비' 성격 수당으로 구성된다.
예컨대 지난달 28일 '2018년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공개한 하나금융지주 사례를 보면, 윤성복 사외이사는 작년 한 해 6935만원을 수령했다. 매월 400만원, 연간 4800만원의 기본급 비중이 가장 컸으며 이사회·감사위원회·임원후보추천위원회·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 회의마다 50만원씩 총 950만원의 참가 수당을 받았다. 또 작년 3~11월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아 직책 수당 929만원 등을 받았다.
보수 외 복지 혜택은 또 다른 특권이다. 회의가 열릴 때마다 차량과 기사가 제공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외이사 본인은 물론 배우자 또는 가족들까지 건강검진권을 지원받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하나금융은 작년 김홍진 사외이사와 배우자에게 제공한 건강검진권의 값어치를 494만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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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외이사가 소속된 대학, 비영리법인 등에 대한 기업의 기부도 간접 지원으로 볼 수 있다. 기업들 모두 "사외이사 때문에 기부를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사외이사들로선 친정에 보탬이 된 결과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혜택을 받은 사외이사들이 실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시선이 엇갈린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 제도가 경영진을 견제하는 취지로 출발했지만 오히려 갖가지 혜택 속에서 '거수기·로비스트'로 기능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금융회사 이사회 담당자는 "단순히 많은 보수를 받는다고 해서 비난하기보다는 실제로 사외이사들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