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상환방식 신용대출 최장 만기 '5→10년' 확대
원리금부담 완화로 DSR 규제우회 "대출한도 늘어"
금융당국 권고에 다른 은행들도 "만기 연장 동참"

KB국민은행이 최장 5년인 분할상환방식 신용대출 만기(대출기간)를 10년으로 늘렸다. 신용대출 만기 연장은 금융당국이 중·저소득 서민층의 대출 한도 확대를 위해 은행들에 도입을 권고한 데 따른 것으로 다른 주요 은행들도 순차적으로 만기를 확대하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최장 35→40년)에 이어 신용대출 상환 기간 확대로 오는 7월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실수요자 대출 한도에 얼마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달 29일부터 분할상환 신용대출 만기를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은행들도 내부 검토와 전산 작업을 거쳐 조만간 만기를 늘릴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는 "분할상환 신용대출 만기 연장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권고와 논의가 있었다"며 "현재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신용대출 만기를 1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주담대처럼 주요 은행들이 모두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들이 취급하는 개인 신용대출은 통상 1년 만기 일시상환 방식이어서 매년 만기를 재연장하는 게 일반적이다. 최장 5년 만기 분할상환 신용대출도 있지만 DSR 규제 탓에 고객들이 선택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 대출 한도를 결정하는 DSR 산정 산식에서 신용대출은 대출 기간을 5년으로 계산해 적용하기 때문이다.
대출 기간을 늘려 10년 만기로 신용대출을 빌리면 매년 갚는 원리금 부담액이 줄어 DSR 비율이 낮아지고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최근 하나은행을 필두로 주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장 만기를 35년에서 40년으로 늘리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다만 대출 만기가 늘어나면 상환 기간 내야 하는 총이자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고객들이 유념해야 한다.
주담대의 경우 하나은행이 이미 지난 달 21일부터 대출 기간을 최장 35년에서 40년으로 연장했고, 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도 전산 반영 작업 등을 거쳐 이달 안에 순차적으로 만기 연장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만기 확대와 함께 신용대출 금리를 2일부터 최대 0.3%포인트 인하한다. 아울러 이날이 시한인 주담대 및 전세대출 금리 인하 정책도 한 달간 재연장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주담대 금리 인하를 연장해 지난 달 5일부터 이날까지 주담대 변동형과 고정형(혼합형) 금리를 각각 0.15%p, 0.45%p 인하하고 전세대출 금리는 최대 0.55%p 내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올 들어 대출이 감소하자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
국민은행의 잇단 금리 인하와 재연장 정책은 대출 영업 활성화를 위해 금리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크다.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달 28일 기준 702조1983억원으로 전월 말(703조1937)과 견줘 9954억원 감소했다. 감소폭이 좁아지긴 했지만 지난 1월(-1조3634억원)과 2월(-1조7522억원), 3월(-2조7436억원) 에 이어 넉 달 연속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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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대 은행 중 KB국민은행(-8473억원)은 지난 달 가계대출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 각각 3058억원, 2973억원 줄었고, 하나은행은 8억원 감소했다. 농협은행만 유일하게 지난달 가계대출을 4542억원 늘렸다. 은행권에선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규모가 경쟁 은행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대출 규제와 수요 감소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다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