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우대수수료율 가맹점 이미 96%···"기현상 이미 임계치"

카드 우대수수료율 가맹점 이미 96%···"기현상 이미 임계치"

김세관 기자
2023.05.03 10:16

[MT리포트]흔들리는 금융, "제발 이 법만은..."

[편집자주] 금융권이 사면초가다. '돈'을 버는데 여론은 싸늘하다. 정치권도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벗어난 법안으로 금융권을 옥죄고 있다. 서민들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부작용도 우려된다. 반면 꼭 필요한 법안은 잠자고 있다. 금융권 토로와 법안 발의 이유를 직접 들어봤다.
서울 시내 한 커피 전문점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 사진=뉴스1
서울 시내 한 커피 전문점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 사진=뉴스1

정치권이 신용카드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이하 카드 수수료율) 적용을 확대하는 법안을 내놓자 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율 정책 모순이 임계치에 다다랐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예외이어야 할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이 사실상 대부분이 된 기형적인 구조가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용판매(이하 신판)에서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96% 기현상…정치권 개입이후 나타난 결과

3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 가맹점 96%가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가맹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3억원 이하로 0.5%의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곳만 75%인 220만개다.

원래 카드 수수료율은 업계 평균 2% 안팎이다. 그러나 이는 연매출 30억원 초과 일반 가맹점에 해당된다. 대부분에 해당되는 연매출 30억원이 이하 가맹점들은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는데,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1.5%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1.25%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1.1% △3억원 이하 0.5%다.

국내 전체 가맹점 300만곳 약 298만곳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 받게 된 건 영세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을 너무 과도하게 확대하면서 생긴 기현상이다. 우대수수료율 적용은 2019년 카드수수료율 재산정 당시 5억원까지였지만 당정협의를 거치면서 30억원까지 확대됐다.

병원·약국 우대수수료 확대 법안 발의…"과도한 시장개입·형평성 논란"

최근에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형병원과 약국 등 요양기관도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도록 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21년 같은 당 홍성국 의원이 공공성을 지닌 가맹점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내용의 유사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카드업계는 난색이다. 2020년 하반기 기준 병원 6만9843개, 약국 2만4089개 가맹점 중 이미 93%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어서다. 카드사들과 금융당국 모두 영세·중소 가맹점으로 정한 곳이 아닌 업종 전체 가맹점에 수수료율을 조정하는 건 과도한 시장가격 개입이라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특정 업종 가맹점에만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게 되면 비슷한 매출액의 다른 업종 가맹점과의 형평성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본업에서 이익을 내지 못해 대출 영업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며 "다른 업종과 달리 카드업은 정부나 정치권의 가격 개입이 당연한 듯 받아들여지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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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관 기자

자본시장이 새로운 증권부 김세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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