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한국경제 발목잡는 부동산금융③

은행들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 정부 보증기관으로부터 80~90%의 보증을 받아 손쉽게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은행들이 엄격한 심사 대신 보증기관에 기대 '묻지마 대출'을 하면서 좀비 중소기업만 양산하고 있다. 혁신성·성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선별해 에쿼티투자(지분 투자)로 공적인 재원을 활용하고 은행도 여기에 맞춰 지분투자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7일 신보, 기보, 지신보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신용보증기금의 일반보증액·유동화회사보증·소상공인보증 합계는 79조5000억원에 달했다. 기술보증기금 보증액은 32조 6000억원, 전국 17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 잔액은 89조9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중 신보가 지난해 은행 대출시 보증한 일반 보증액은 21만7000여개 기업, 총 62조5000억원에 달한다.
중소기업들은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발급 받아 은행에 대출을 받는다. 은행은 대출액의 대부분인 80~90%에 대해서 '돈 떼일 염려'가 없기 때문에 엄격한 심사보다는 '묻지마 대출'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소기업들은 혁신성이나 성장성 미래 가능성보다는 과거 실적 등에 기대 자금 지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말 은행, 상호금융, 저축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중 보증부 대출의 96.5%는 은행에서 취급됐다.
보증기관의 보증서에 기댄 중소기업 대출은 장기적으론는 보증기관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혁신적인 중소기업엔 자금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공적보증의 재원이 한정적인 만큼 현재의 보증부 대출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로 정부 지원과 은행의 자금 지원 방식이 180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KDB산업은행이 검토중이 50조원 규모의 첨단산업전략산업기금이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다. 기금은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인공지능(AI)·로봇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 업체에 지분 투자 위주로 자금을 지원한다. 공적인 기금이 후순위 보강의 투자를 하면 국제 금융규제상(바젤) 은행이 해당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해도 위험가중치가 종전 400%에서 100%로 4분의1로 줄어든다. 보증부 대출 위주의 중소기업 자금 지원이 지분투자 방식으로 대전환할 수 있는 모델이 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취임 이후 줄곧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기업 분야에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산업 분야에선 정부 지분 투자 등 정책이 도입됐다. 정부가 보증서 발급 위주의 중소기업 지원이 아닌 지분투자 방식으로 공공재원을 활용하면 민간 금융회사의 보증부 대출 위주의 손쉬운 영업도 바뀔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