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보존' 특성상 ELS 완전 대체는 어려워…ELS 판매 재개는 당국 제재 끝나야

코스피와 미국 증시 상승에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액이 급증하면서 ELS 판매를 중단한 은행들이 소외되고 있다. 은행권은 홍콩H지수 ELS 과징금이 확정되기를 기다리는 한편 지수연동예금(ELD) 판매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올해 첫 '원금보장형 ELD' 판매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 KB국민·신한은행도 각각 올해 1차 ELD 판매를 시작했다.
ELD는 주가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고객이 맡긴 원금은 대부분 정기예금이나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 넣어두고, 일부 원금과 안전자산에서 발생한 이자를 주가지수 관련 파생 상품으로 운용해 추가 수익을 내는 구조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개 대형은행의 ELD 판매액은 지난해 12조3343억원으로 전년(7조3733억원)보다 67% 증가했다.
은행권이 최근 ELD 판매를 급격히 늘리는 데는 국내외 증시의 상승세가 영향을 끼쳤다. ELD는 상품구조별로 △지수가 일정 범위 내에서 오르면(내리면) 금리를 더 주는 '상승(하락)추구형' △지수가 일정 범위를 초과하면 금리가 낮아지는 '상승낙아웃형' △변동성이 크면 금리가 높아지는 '양방향 수익추구형' 등이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ELD는 증시가 상승하면 추가 금리를 얻는 형태가 많다.
특히 은행권이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로 인해 2024년 초부터 ELS 판매를 중단한 사이, ELS는 시장의 자금을 쓸어담고 있다. 한국예결원에 따르면 지난해 ELS 발행액은 69조3600억원으로 전년보다 26% 증가했다. ELS로 인해 자금이 증권가로 이탈하자, 은행권은 원금이 보장되며 예금자 보호도 적용되는 ELD를 판매하며 수신 자금 일부를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원금추구라는 기본적인 ELD의 상품성격상 ELS를 대체할 수 없다는 시각이 많다. 은행권은 홍콩ELS 사태가 터지기 전 연간 약 40조원 규모의 ELS를 창구에서 판매했다. 홍콩ELS 사태를 빗겨간 우리은행은 지난해 한 달 평균 약 6500억원의 ELS를 판매했다.
문제는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에 부과된 제재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에 2조원 수준의 과징금·과태료를 통보하고 제재심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12일 제재심에서 과징금이 확정되더라도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려면 1분기 내내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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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도 제재가 확정된 후에 ELS 판매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아직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른 ELS를 판매할 수 있는 '거점 점포' 선정도 완료하지 않았다. 거점 점포 선정에 이어 ELS 판매를 위한 별도 창구를 마련하기 위한 내부 공사도 착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ELS 판매 재개에 대해서 회의적인 분위기도 일부 나타난다. 불완전판매 사태가 재발할 경우 은행의 실익이 적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5개 은행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홍콩H지수 ELS 판매로 얻은 수수료는 약 7000억원 수준으로, 2조원 과징금을 감안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거점점포 선정부터 물리적인 공간분리도 고려하면 제재가 끝나더라도 연내에는 판매가 될 것 같지 않다"라며 "일부 은행에서는 고객들의 수요가 많지 않다고 판단하고 어디서 먼저 판매를 재개할지 시장의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