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집값 '레드라인 넘어야' 잡는다②

상급지로 불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대출규제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보유 현금이 부족한 2030 세대의 주택구입자금 조달 경로를 분석해 보면 부모 지원과 가족간 차입 비중이 지난 2년새 2배 넘게 확대되며 강남 아파트 구입의 '대세'로 굳어졌다. 주식 등 매각대금을 활용한 주택 매입도 3배 늘었다. 강력한 대출규제가 단기간 부동산 시장에 효과를 발휘하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수저'와 ''흙수저'를 가르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강남3구에서 2030세대의 주택취득 자금 중 '증여와 가족차입' 비중이 22.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여와 가족차입 비중은 2년 전인 2024년 2분기만 해도 10.6%에 불과했다.
반면 전통적인 자금조달 방식인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21.7%에서 15.8%로 줄었다. 이재명 정부 들어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 강력한 대출규제가 시행되자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 대출한도는 단계적으로 6억원, 2억원으로 급격히 쪼그라든 여파다. 더불어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한 가운데 전세낀 매매인 갭투자(임대보증금으로 조달)도 같은 기간 21.7%에서 13.5%로 줄었다.
수도권이나 서울 강북권 보유 아파트를 매도하고 상급지인 강남3구로 갈아타는 사례도 줄고 있다. 부동산 처분대금 등을 활용한 자금조달 비중이 2년 전 25.1%에서 올해 2분기 17.0%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간 강남구 평균 아파트값은 25억8539만원에서 34억5210만원으로 9억원 가까이 뛰었다. 강력한 대출규제가 집값 잡는데는 무기력했으나 2030세대의 주택 구매 방식을 확 바꿨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출을 막을수록 은행 돈에 의존해야 하는 실수요자는 진입이 어려워진 반면 부모 지원이나 가족 돈을 활용할 수 있는 자산가 자녀에게는 기회가 집중됐다고 볼 수 있다.
부모 지원이 늘면서 자산 형성 기간이 짧은 30대가 주택 매수에 나서는 현상도 더 뚜렷해졌다. 2024년 2분기와 올해 2분기를 비교하면 40대 매수 비중은 33.6%에서 23.8%로 줄었지만 30대는 31.5%에서 39.6%로 늘었다. 서영수 SK증권 상무는 "강남3구의 주택 구매 자금 조달 구조를 분석해 보면 부의 세습이 주식이나 주택 등 자산을 이용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대출규제 등 기존의 정책 방식으로는 강남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이나 사내대출 등 대출규제 밖에 있는 유동성은 향후 집값을 올리는 잠재 요인이다. 강남3구의 2030세대 자금조달원 중 주식·채권 매각 대금 비중은 11.1%로 2년 전 3.30% 대비 3배 늘었다. 코스피 9000시대를 맞아 증시 활황속에 주식 매각 대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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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 사례처럼 사내 주택자금 대금도 주요 변수다. 삼성전자 노사는 주택 구입자금 최대 5억원을 연 1.5% 금리로 빌릴 수 있는 사내 대출 제도에 합의했는데 이로 인해 동탄·용인 수지 등의 집값이 불 붙기 시작했다. 박상혁 의원은 "정부의 금리 및 대출 정책의 지역별, 계층별 차등화 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대출 한도 책정시 가족 간 차입 일부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하는 등 보다 면밀한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