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애니메이션, 다시 '창작'의 불씨를 살려라

[기자수첩]애니메이션, 다시 '창작'의 불씨를 살려라

김지훈 기자
2013.11.06 06:00

"애니메이션업체와 완구업체가 손을 잡으면서 관련시장이 증흥기를 맞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순수 창작물이 발붙일 틈이 없어지고 있다.“(A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

최근 애니메이션제작사와 완구업체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대중성이 높은 애니메이션과의 연계를 통해 완구 판매를 확대하려는 완구업체와, 완구 출시 등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인지도를 확대하려는 애니메이션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다.

실제로 완구업체와 애니메이션업체간 협업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신자동차 또봇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국내 완구업체들이 너나할 것 없이 수익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영실업은 또봇의 성공으로 매출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역시 또봇 대박에 따른 후광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같은 ‘협업’의 성공사례들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창작에 집중하던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점차 기획 등에 있어 객체로 변하는 등 어쩔 수 없는 시대의 변화라고 받아들이기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20 여년 도 국내 애니메이션시장은 창작의 홍수속에 전성기를 구가했다. ‘달려라 하늬’, ‘까치’, ‘독고탁’ 등 주옥같은 창작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렇다보니 방송편성에서도 좋은 대우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협업의 돌풍속에 애니메이션은 점차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방송편성 자체도 어렵지만, 심지어 일종의 제품 홍보수단으로 전락, 방영권 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다른 애니메이션업체의 한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의뢰한 업체로부터 받는 수임료와 흥행에 따른 매출 기여가 있지만 방송 자체 수익은 미미한 게 사실"이라며 "과거처럼 애니메이션이 메인인 시대는 지나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창조경제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종산업간 융합이나 결합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기존 산업의 지속적인 창조 및 발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종산업간 융합과 결합은 장기적으로 뿌리내지 못하고 단기적인 반짝효과만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업계가 협업을 통한 성공사례에 도취되기 보다는 그 성과를 바탕으로 다시 창작의욕을 불태우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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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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