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기로에 선 스마트폰 부품사…그래도 돌파구는 있다

생존 기로에 선 스마트폰 부품사…그래도 돌파구는 있다

강경래, 김도윤 기자
2014.09.15 06:50

[기획]벼랑 끝에 몰린 휴대폰 부품, 위기를 기회로<하>

#스마트폰 부품업체인이노칩(2,135원 ▲115 +5.69%)테크놀로지(이하 이노칩)는 올해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452억원)보다 14.6% 증가한 518억원을 기록한 것.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8억원을 올리면서 부품업체로는 드물게 20%가 넘는 이익률을 보였다. 스마트폰에서 노이즈를 방지하는 부품, 정전기를 막는 부품을 하나로 통합한 '비대칭잡음정전기·전자파필터'(CMEF)를 업계 최초로 개발한 덕이다. 이 제품은 삼성, LG 등 국내 업체뿐 아니라 화웨이, 레노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에도 활발히 공급되고 있다.

이노칩이 지난 상반기 보여준 실적은 국내 대다수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이 같은 기간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과 크게 비교된다. 이노칩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독보적인 기술력과 특정 업체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거래처 등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거래처·생산거점 확대 추진=이노칩은 CMEF 제품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미국 애플을 제외한 사실상 전 세계 대부분 메이저 스마트폰 업체들과 거래하고 있다. 때문에 이 회사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할수록 실적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노칩은 그동안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만 바라보고 소위 '맞춤형' 제품만 생산해온 국내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에 경종을 울릴 만한 사례다.

이노칩과는 다소 다르지만, 국내 다수 스마트폰 업체들 역시 실적 악화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을 손 놓고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다. 이들 기업은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어닝쇼크'를 경험한 이후 일제히 생존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나섰다.

우선 생산거점을 베트남, 중국 등 신흥국가로 이전시켜 원가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멜파스, 파워로직스, 네패스, 비에이치, 플렉스컴 등이 대표적인 사례. 이들 기업은 해외 생산을 통해 현지 스마트폰 업체들을 신규 거래처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멜파스는 베트남 하노이 탄탁공단 현지법인과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 합작법인 등 2곳을 최근 잇달아 가동했다. 터치패널을 생산하는 멜파스는 그동안 국내 안성사업장에서만 관련 제품을 생산해왔다. 이 회사는 향후 고사양 터치패널 제품은 국내에서 전담하고, 중·저사양 제품은 해외에서 생산하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파워로직스는 지난 7월 베트남 빈푹성 카이꽝공단 안에 스마트폰용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법인을 준공했다. 네패스는 현재 중국 화이안공업개발구 안에 건설 중인 스마트폰용 반도체 제조사업장을 내년 초부터 양산 가동할 계획이다. 이 외에 비에이치, 플렉스컴 등이 베트남에 스마트폰용 부품 생산법인을 마련하고 가동에 착수했다.

◇제품군 확대·M&A도 방법=제품군 확대와 신사업 추진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려는 부품업체들도 있다.아이엠(396원 0%)은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부품인 '광학손떨림보정장치'(OIS) 양산에 착수했다. 이 부품은 하드웨어적인 기능을 더해 스마트폰으로 카메라를 촬영할 때 손 떨림을 방지하는 기능을 한다.

아이엠은 그동안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에 들어가는 '보이스코일모터'(VCM) 등 소형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해왔다. 아이엠은 이번 OIS 양산 외에도 올 하반기 중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용 렌즈도 추가로 양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제품군 확대 등 노력을 통해 지난 2분기 1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35억원 손실을 낸 직전 분기대비 흑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부품업체들 간 인수합병(M&A)도 중장기적 생존을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다. M&A는 발 빠르게 제품군을 확대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파트론은 2013년 총 381억원을 들여 한성엘컴텍(현 엘컴텍)을 인수해 카메라모듈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한성엘컴텍이 추진해왔던 발광다이오드(LED) 분야에도 자연스럽게 진출했다. 크루셜텍은 2011년 휴대폰 케이스 업체 참테크(현 크루셜엠스)를 인수한 바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을 중심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늘면서 그동안 프리미엄 전략을 펴왔던 삼성전자는 과거와 같은 높은 수익성을 보장받기 어려워졌다"며 "국내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은 생존이 화두가 된 만큼, 화웨이, 레노보, 샤오미 등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업체들로 거래처를 확대하고, 신흥국가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늘리는 등 수익성 확보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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