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기중앙회 두고…중기부, 혁신기업중앙회 설립 논의

[단독]중기중앙회 두고…중기부, 혁신기업중앙회 설립 논의

김성진 기자
2023.06.21 13:48

이노비즈협회, 메인비즈협회와 5월부터 협의...실무회의도 세차례
혁신 중소기업 정책 발굴한다는 취지지만...중소기업중앙회와 역할 겹칠듯

/사진=머니투데이DB.
/사진=머니투데이DB.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이노비즈협회, 메인비즈협회와 중소기업 정책 협의체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논의를 시작했고 '혁신기업중앙회'란 이름도 지었다. 그동안 중소 혁신기업들이 벤처기업들에 밀려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니 이들 목소리를 더 듣겠다는 취지지만 이미 정책 파트너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있어 '패싱'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21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중기부는 이노비즈협회, 메인비즈협회와 혁신기업중앙회의 역할, 구성,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중앙회 출범 시기는 안 정해졌지만 중기부와 두 협회 실무진이 이미 약 세차례 대면회의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져 논의는 상당히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 관계자는 "아직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혁신 기업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취지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노비즈협회, 메인비즈협회는 중소기업들을 회원사로 둔 단체들이다. 이노비즈협회에는 중기부의 기술혁신 인증을, 메인비즈협회는 경영혁신 인증을 받은 기업들이 모였다. 이달 기준으로 두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은 각각 2만2000여개사씩 있다.

두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들 목표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이른바 '스케일업'이다. 특히 혁신 기업들이라 R&D 투자 지원, 혁신 기업 네트워크 구성 등을 바란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의 혁신 기업 지원 혜택은 업력 3년 이하 벤처기업에 집중돼 있었다.

스케일업은 통상 중소기업의 성장을 뜻한다. 정부의 관련 정책을 보면 스케일업은 '창업 지원'을 뜻하는 때가 많았다. 정부와 국회가 혁신기업 성장 토론회, 행사를 열 때 벤처기업협회는 초청받지만 이노비즈협회, 메인비즈협회는 초청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기부의 혁신기업중앙회 신설은 혁신 중소기업들 지원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한 중소 혁신기업 관계자는 "지금까지 혁신기업 지원은 창업 중심이었다"며 "앞으로 벤처기업을 벗어난 지원책이 나올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청사./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청사./사진제공=중소기업중앙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혁신 중소기업 지원 필요성과 별개로 굳이 조직을 만들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중앙회'로 부를 정도의 협의체를 만들려면 인력과 예산이 필요한데 두 협회와 정례적으로 회의를 하거나 위원회를 발족하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특히 현재 중기부의 중소기업 정책 파트너로는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가 있다. 1962년 설립돼 정부가 729만 중소기업의 대표 단체 역할을 하고 있다. 중기중앙회의 기본 회원 단위는 중소기업들이 모인 협동조합인데, 이노비즈협회와 메인비즈협회 회원사 중에도 중기중앙회 회원 협동조합에 속한 기업들이 상당수다. 중기부의 정책 파트너가 중기중앙회에 혁신기업중앙회까지 있으면 두 단체 간 갈라치기식 정책 운용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 협동조합들은 중기중앙회를 창구로 기자회견, 토론회 등을 꾸준히 열고 있다. 최근 중기중앙회는 추경호 부총리 겸 경제부총리와 간담회를 하고 가업승계 제도 개선, 중소기업 신용등급 유지제도 신설 등을 건의했다.

다만 중기중앙회가 오랜 단체이고, 뿌리산업 중심이라 혁신 기업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 혁신기업 관계자는 "중앙회에 혁신 기업 목소리를 어떻게 낼 것이냐 고민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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