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권재철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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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술의 성과는 기술이전뿐 아니라 연구자가 직접 창업하거나, 연구소가 보유한 기술을 스타트업에 이전하고 그 대가로 현금 대신 회사 지분 5~10%를 받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와 통계는 이런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권재철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연구위원은 공공 R&D(연구·개발) 관련 '예산 대비 사업화 성과가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정부의 R&D 성과 평가 체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권 연구위원은 벤처공학 박사로 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으며, 미래과학기술지주 전략기획본부장과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본부장, 국정기획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연구성과 활용 확산과 기업 투자, 벤처창업 분야에서 정책과 현장을 두루 경험한 전문가로 평가된다.
현재 R&D 성과 평가 체계를 보면 분모에는 정부 전체 R&D 예산이 들어가고, 분자에는 공공기관의 '기술이전 수입(기술료)'만 반영되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권 연구위원은 "분모에 들어가는 예산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뿐 아니라 산업부, 중기부, 복지부 등 정부 전 부처의 R&D 예산으로 35조원을 훌쩍 넘는다"며 "반면 분자에는 대학과 출연연 등 공공부문의 기술이전 수입만 반영되기 때문에 결과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이 자체적으로 사업화한 성과나 기업이 정부 R&D를 기반으로 창출한 성과, 창업으로 이어진 성과는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공기술 사업화 효율성이 낮다고 단정하는 것은 매우 불완전한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권 연구위원은 또 "2017년 기술료 보상금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면서 연구자들이 대형 기술이전 대신 창업이나 기술 자문 등 다른 방식의 사업화를 선택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며 "실제 기술사업화 활동은 계속되고 있지만 통계상 기술이전 성과는 감소한 것처럼 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연구자가 기술이전을 통해 받은 보상금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2017년 과세 체계가 바뀌면서 보상금이 사실상 근로소득으로 과세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 결과 연구자 입장에서는 대형 기술이전을 통해 보상금을 받아도 상당 부분이 세금으로 빠져나가게 됐다. 기술이전을 해도 실질적으로 남는 보상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연구자들이 창업이나 기술 자문 등 다른 방식의 사업화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권 연구위원은 "R&D는 경제 전체의 잠재성장률과 산업 경쟁력, 미래 기술 기반을 키우기 위한 투자"라며 "단기간에 회수되는 수익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연구개발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료 수입뿐 아니라 창업기업의 성장, 후속 투자유치, 기업가치 상승, 산업 파급효과 등 기술이 산업으로 확산되는 과정까지 함께 살펴보는 보다 입체적인 성과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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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성과 평가 체계 개편과 함께 공공기술과 산업을 연결하는 제도 전반의 재설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이전 전담조직(TLO)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을 시장과 연결하려면 연구자 곁에서 기술요약 설명자료를 만들고, 수요기업을 발굴하고, 적절한 사업모델을 설계하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대학과 출연연의 TLO는 이를 수행할 예산과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학의 경우 계약직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많고, 출연연은 순환보직 체계 때문에 전문성이 축적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권 연구위원은 "좋은 선수 뒤에 좋은 코치와 분석 인력이 붙듯 공공기술 사업화도 전문 조직이 뒷받침돼야 성과가 높다"며 "여러 기관의 기술을 묶어 기업이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패키징'을 하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는 공공기술 사업화를 기술이전 건수와 수입료로만 평가할 것이 아니라 국가 R&D가 어떻게 산업으로 연결되고 창업으로 이어지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축적되는지를 더 긴 호흡에서 바라봐야 할 때"라며 "공공기술의 성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산업과 연결하는 제도를 정교하게 개선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큰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