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달라도 관리 OK… 로봇들 '작업 반장' 떴다

제조사 달라도 관리 OK… 로봇들 '작업 반장' 떴다

류준영 기자
2026.03.09 04:00

비스캣 '통합운용 플랫폼'
변수 발생시 자동 재설계·조율
시드투자 유치, 대기업과 PoC

로봇이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한다. 글로벌 제조기업들은 공장·물류센터에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투입하는 등 자동화 경쟁에 속도를 낸다. 그러나 현장에선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이 뒤섞여 운용되고 공정이 조금만 바뀌어도 엔지니어가 프로그램을 다시 짜야 하는 등 비효율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 통합운용 플랫폼을 개발한 스타트업 비스캣(Biscat)은 최근 딥테크(첨단기술)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비스캣이 개발한 솔루션은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통합관리하고 작업흐름까지 자동으로 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장 내 다양한 로봇이 동시에 움직일 때 전체 작업을 조율하고 최적의 작업순서를 찾아주는 일종의 '로봇운용 두뇌' 역할을 한다.

이성호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수석심사역은 "자동화 로봇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지만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운용할 수 있는 완성형 플랫폼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며 "시장 타이밍과 기술방향, 팀의 역량이 모두 맞아떨어진 팀이라고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비스캣(Biscat) 개요/그래픽=윤선정
비스캣(Biscat) 개요/그래픽=윤선정

◇기존 '룰 기반'을 넘은 '자율운용'=현재 일부 로봇운용 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있지만 대부분 '룰 기반'(rule-based) 방식으로 운용된다. 특정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사람이 규칙을 정해 시스템에 반영해야 하는 구조라는 의미다. 이성호 수석심사역은 "기존 시스템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개발자가 코드를 수정해야 하는 한계가 있는 반면 비스캣의 플랫폼은 시스템이 상황을 스스로 이해하고 판단해 코드를 알아서 재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비스캣의 핵심기술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먼저 '스타코어'(STAR-Core)는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이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도록 지원하는 일종의 '공통운용 프로그램'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는 로봇의 모터구조나 주행방식이 조금만 달라져도 별도 소프트웨어를 새로 개발해야 했다. 하지만 스타코어를 활용하면 이러한 차이를 자동보정해 새로운 로봇이 도입되더라도 짧게는 1~2주 안에 시스템에 연결해 운용할 수 있다. 두 번째 기술인 '스타그래퍼'(STAR-Grapher)는 공장 내 로봇과 설비, 작업순서를 하나의 '지도'처럼 연결해 관리한다. 이를테면 특정 로봇이 멈추거나 공정이 변경되면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시스템이 상황을 분석해 다른 로봇의 작업경로와 순서를 다시 계산한다. 여러 로봇이 동시에 작업하는 공장에서 전체 흐름을 조율하는 일종의 '지휘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확인된 시장수요…대기업 PoC 진행=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비스캣에 투자한 이유는 기술력뿐 아니라 분명한 시장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는 "로봇제조사들은 보통 자사 제품 중심으로 시스템을 설계하지만 실제 고객사는 여러 제조사의 로봇을 함께 사용하길 원했다"며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들을 서로 소통하면서 하나의 시스템처럼 함께 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현장에서 계속 제기됐다"고 말했다. 비스캣 창업자인 고동욱 대표 역시 이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그는 서빙로봇사 코가로보틱스를 창업해 운영한 경험이 있는 로봇지능분야 전문가다.

현재 비스캣은 일부 대기업과 함께 PoC(기술검증)를 진행 중이다. 이 심사역은 "제품을 본 기업들이 빠르게 도입을 검토할 정도로 시장반응이 나쁘지 않다"며 "초기단계지만 현장에서 수요가 분명히 확인된다는 점이 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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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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