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산업? 일단 올려야죠"…차세대 로켓엔진 개발 나선 이 사람

"우주산업? 일단 올려야죠"…차세대 로켓엔진 개발 나선 이 사람

최우영 기자
2026.07.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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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최영인 케이마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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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인 케이마쉬 대표는 "발사체를 확보하는 자가 우주산업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최영인 케이마쉬 대표는 "발사체를 확보하는 자가 우주산업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나로호의 1단 엔진(RD-151)을 만든 것은 1946년 설립된 러시아의 로켓엔진 제작사 에네르고마쉬다. 이 회사를 설립한 구소련 공학자 발렌틴 글루시코는 "연필에도 좋은 엔진만 달면 로켓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발사체의 핵심인 엔진만 제대로 만들면 우주로 로켓을 쏘아보내기 충분하다는 뜻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전 세계 우주 발사체 시장을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가운데 상당수의 국내 우주 스타트업들은 위성 시스템, 지상 장비, 소프트웨어 등의 다운스트림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최영인 케이마쉬 대표는 발사체 없는 우주산업은 존재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 대표는 "일단 우주로 올라가야 무슨 일이든 일어나는 것"이라며 "우주의 기간산업인 로켓, 발사체를 잡는 자가 결국 우주를 잡는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20여년 동안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나로호와 누리호 엔진 개발을 맡았다.

'깎는' 대신 '녹여서 쌓는' 로켓엔진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5년 전 항우연에서 창업휴직을 한 최 대표는 케이마쉬를 설립한 뒤 메탈 3D 프린팅 기반 10톤급 액체메탄 재사용 로켓엔진을 만들고 있다. 기존 로켓 엔진은 대형 금속 소재를 기계로 깎아 형태를 만드는 절삭가공 방식이다. 케이마쉬는 금속 분말을 레이저로 녹이며 층층이 쌓아 올린다.

최 대표는 "케이마쉬의 적층 제작기법은 기존의 절삭 방식에 비해 만들 때 자유도가 높은 편"이라며 "강도 시험 결과 절삭해 만든 제품보다 더 센 압력과 높은 온도를 오랫동안 견디는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에서 절삭 방식 엔진을 만들 때 전문가들이 1달 정도 걸린다면, 케이마쉬는 3~4일 안에 같은 규격으로 만들 수 있다"며 "시중에서 1200만원 가량 하는 엔진밸브를 3분의 1 가격에 들이는 등 부품 전체를 자체 조달하며 경제성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5년 동안 자체 파악한 서플라이 체인 역시 노하우로 쌓이고 있다.

메탈 3D 프린터의 규격이 점진적으로 커지고는 있으나, 현재까지는 이를 이용해 '통'으로 만들 수 있는 규격이 최대 35톤급이다. 케이마쉬는 핵심 부품을 자체 조달하면서 비용과 노하우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엔진 규격을 '10톤급'으로 보고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엔진 작동 방식은 액체 메탄을 이용한 다단연소사이클이다. 메탄은 케로신(등유) 등의 연료에 비해 그을음이 적어 재사용 발사체에 보다 적합한 연료로 꼽힌다. 블루오리진의 BE-4 엔진, 로켓랩의 아르키메데스 엔진 등이 같은 방식을 채택했다.

"2029년까지 예연소기·연소기·터보펌프 시험 마칠 것"
최영인 케이마쉬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최영인 케이마쉬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케이마쉬는 2024년 엔진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다중 점화용 예연소기를 메탈 3D 프린팅 기반으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엔진의 메인 연소기에 연료를 강하게 주입시키는 역할은 터보펌프가 맡는다. 예연소기는 이 터보펌프를 빠르게 돌리기 위한 '작은 엔진' 역할이다.

현재 예연소기와 함께 엔진에 불을 붙이기 위한 점화기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예연소기 시험은 충남 금산의 나로호·누리호 협력업체 시험장을 활용해 이르면 올해부터 시작한다. 내년 말에는 연소기 시험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예연소기, 연소기에 더해 터보펌프까지 완성하면 사실상 액체로켓 엔진은 다 만드는 것"이라며 "시험발사체를 쏠 수 있는 시점을 2029~2030년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오기 담아 지은 시험발사체 이름 '매오기'…"반드시 성공하겠다"
케이마쉬가 개발한 예연소기와 최종발사체 매10기 이미지. /사진=케이마쉬
케이마쉬가 개발한 예연소기와 최종발사체 매10기 이미지. /사진=케이마쉬

케이마쉬 창업 이후 최 대표를 가장 많이 괴롭힌 주변의 조언은 "발사체 기업이 너무 많으니 다른 방향을 잡아보라"는 것이었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스페이스X 외에도 미국의 블루오리진과 로켓랩, 유럽 아리안그룹 등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다.

최 대표는 우선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면 다른 우주산업의 성과들이 따라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스페이스X가 발사체 팰컨 로켓 라인업 만드는 데 10년 걸렸는데 그 이후에 위성은 2년만에 만들어서 지금은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모두를 석권하고 있다"며 "인터넷망을 깔아야 그 위에서 게임이나 이커머스가 성공하듯이 발사체를 성공해야 다른 우주산업들이 파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오기'를 담아 지은 시험발사체 이름은 '매오기(MAE OKI)'다. 최 대표는 "2029년에 매오기의 시험발사에 성공하면 이어서 1단에 엔진 9기, 2단에 엔진 1기 등 총 10기를 장착한 본 발사체 '매 텐(MAE 10)'을 쏘아올려 500㎏급 위성을 500㎞ 궤도에 투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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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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