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용 큰 배에서 '매일 먹는 배'로…농진청, 녹색배 시장 키운다

명절용 큰 배에서 '매일 먹는 배'로…농진청, 녹색배 시장 키운다

세종=정혁수 기자
2026.08.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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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은 겨울에 즐기기 좋은 과일로 신품종 배 ‘그린시스’를 선보였다. /사진=농협유통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은 겨울에 즐기기 좋은 과일로 신품종 배 ‘그린시스’를 선보였다. /사진=농협유통

농촌진흥청이 '신고' 중심의 국내 배 시장에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명절 선물용으로 소비되는 큰 배 중심의 시장에서 벗어나 크기는 적당하면서 맛과 색깔이 다양한 녹색배를 앞세워 일상 소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설원', '슈퍼골드', '그린시스' 등 국산 녹색배 품종의 생산·유통 기반을 확대한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배 산업은 오랫동안 '신고' 품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2025년 기준 신고 재배면적은 전체 배 재배면적의 85.4%에 달한다. 농가의 생산과 출하 역시 대부분 추석과 설 등 명절 수요에 맞춰져 왔다.

하지만 최근 과일 소비가 선물용에서 일상 소비로 확대되면서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크기보다는 먹기 편한 적당한 크기와 다양한 맛, 용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게 농진청의 분석이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소비자가 기존 갈색배와 쉽게 구별할 수 있고 품종별 특성이 뚜렷한 녹색배를 새로운 시장 확대의 핵심 품종으로 육성하고 있다.

대표 품종인 '설원'은 9월 상순 수확하는 조생종으로 평균 무게가 600g, 당도는 14브릭스 이상이다. 아삭한 식감과 강한 단맛이 특징이며 과육 갈변이 늦어 조각 과일 등 가공·외식용으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열매 크기와 품질이 비교적 균일해 대량 유통에도 유리하다.

'슈퍼골드'는 평균 무게 570g, 당도 13.6브릭스 수준으로 은은한 산미가 더해진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중도매인 대상 시장성 평가에서 선호도 1위를 차지하는 등 상품성도 인정받았다.

'그린시스'는 평균 무게 460g으로 상대적으로 작고 과즙이 풍부하다. 녹색 껍질과 아삭한 식감을 갖췄으며 검은별무늬병에도 강하다. 상온에서 약 30일까지 저장할 수 있어 유통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현재 재배면적은 설원 10ha, 슈퍼골드 27ha, 그린시스 43ha 수준이다. 아직 신고와 비교하면 미미한 규모지만 농진청은 지방정부와 전문 유통조직을 연계한 생산단지 조성을 통해 공급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설원의 경우 울산에서 2029년까지 10ha, 나주에서 2030년까지 30ha 규모의 생산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현장에서도 새로운 품종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설원과 슈퍼골드를 재배하는 나주 해오름영농조합법인 김지현 대표는 "오랫동안 신고를 재배했지만 소비자에게 다양한 맛을 보여주고 싶어 품종 갱신을 결정했다"며 "처음에는 초록색 배를 낯설어하던 소비자들도 한번 맛을 보면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대현 원장은 "배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명절 중심 소비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평소에도 맛있는 국산 배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녹색배 품종 특성에 맞는 생산·유통 기반을 구축해 농가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 수요에도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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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에서 농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2013년부터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를 출입하며 한국 농업정책과 농업현장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천착해 오는 동안 '대통령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농업의 무한변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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