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용요금제를 도입하더라도 다른 전력 소비자의 요금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전용요금제가 데이터센터의 전력요금을 낮춰주는 제도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장관은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이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확충 비용의 부담 원칙 등을 요구하자 이같이 답했다.
김 장관은 "전용요금제가 턱없이 요금을 저렴하게 해 주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AI 데이터센터 전용요금제를 도입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다른 전력요금이 인상되는 일은 생기지 않도록 설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대규모 전력 공급을 위한 신규 전력망 구축 비용이 주택용 등 다른 요금으로 전가되는 경우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한국전력이 전력망 비용을 기본요금 형태로 흡수하는 구조인 만큼 이를 고려하겠다는 설명이다.
서 의원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기업이 계약한 전력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거나 사업을 취소·지연할 경우에도 일정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용요금제에 계약용량 기준 최소 사용요금을 도입하고, 한전과 사업자 간 전력공급 계약에 설비 투자비 부담과 사업 지연·철회 시 비용 회수 조항 등을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 의원은 해외 사례도 제시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전력회사는 데이터센터 전용요금제를 도입해 실제 사용량이 적더라도 계약용량을 기준으로 최소 요금을 부담하도록 했다. 또 전력 공급 전 사업을 취소하거나 12개월 넘게 지연하면 설비 구축 비용을 전액 보전하도록 하는 협약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 장관은 서 의원이 제기한 우려와 해외 사례들을 종합해 전용요금제를 합리적으로 설계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최소 사용요금이나 비용 회수 조항을 구체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확정하지는 않았다.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조달 기준도 쟁점으로 다뤄졌다. 서 의원은 싱가포르처럼 전력사용효율과 재생에너지 조달 비율 등을 전력 공급 조건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장관은 국내 전력요금 체계가 공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는 점을 들어 재생에너지 조달 의무를 별도로 부과할지는 전체 전력 공급 전략과 함께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효율성 문제 등 데이터센터의 특징에 맞는 그리드코드를 만들어야 하는 건 맞다"며 "여러 특성을 고려해 잘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