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캐고, 흙 털고, 담는 일까지…수확시간 56% 줄인 '기특한 기계'

양파 캐고, 흙 털고, 담는 일까지…수확시간 56% 줄인 '기특한 기계'

세종=정혁수 기자
2026.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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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평, 굴취·선별·수집 일관작업 자주식 양파수확기 개발·상용화 성공
-10a당 작업시간 79분→35분 단축…중소기업 기술연구·농가 보급 성과

경남 함안군 양파 재배 현장에서 개발된 양파수확기를 활용해 양파를 수확하는 모습/사진제공=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경남 함안군 양파 재배 현장에서 개발된 양파수확기를 활용해 양파를 수확하는 모습/사진제공=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흔히들 양파는 땅속에서 자라지만 수확철의 고단함은 농민의 허리에 쌓인다고 한다. 땅속 양파를 캐내고 흙을 털어낸 뒤 다시 모아 담는 일. 기계의 도움을 받더라도 여러 차례 손이 가는 작업이다. 농촌의 고령화와 일손 부족은 그 무게를 더욱 키워왔다.

이런 양파밭의 풍경을 바꿀 농기계가 등장했다. 양파를 캐고, 골라내고, 수집하는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하는 자주식 양파수확기다. 기존 수확기보다 작업시간을 절반 이상 줄여 농촌 인력난 해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밭농업기계화촉진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자주식 양파수확기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기존 양파 수확은 줄기 절단과 비닐 제거, 굴취, 노지 건조, 수집 등 여러 단계로 진행됐다. 특히 양파를 캐낸 뒤 노지에서 2~3일간 건조하고 수집하는 과정은 날씨에 따라 작업이 지연되거나 품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수확기는 이 같은 작업방식의 한계를 개선했다. 자체 동력으로 이동하면서 양파를 캐내고 흙과 이물질을 분리한 뒤 수집까지 연속적으로 수행한다.

기술개발의 핵심은 국내 밭농업 환경에 적합한 주행·작업 시스템이다. 4륜구동·4륜조향 방식을 적용하고 두둑 높이에 따라 굴취 깊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양파와 이물질을 분리하는 선별 속도도 조절할 수 있다.

작업시간 단축 효과는 뚜렷했다. 최종 성능시험에서 10a(1000㎡)당 수확시간은 34.6분으로 기존 수확기의 79.4분보다 약 56% 줄었다. 같은 면적의 양파를 수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44.8분 단축한 것이다.

개발에 참여한 신흥공업사 연구팀은 제한된 연구인력과 개발 여건 속에서 주행장치와 작업장치의 정밀제어 기술을 구현했다. 특히 핵심 구동부품의 높은 가격과 조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후진이 가능한 4륜구동 변속기를 자체 개발했다.

이러한 노력은 특허 출원 4건, 등록 4건의 성과로 이어졌다. 개발된 수확기는 경북·경남·전남·전북·충남·강원 등 주요 양파 재배지역에서 판매되며 상용화의 첫발을 뗐다.

이번 성과는 농기평이 지원한 국가 연구개발(R&D)이 농업현장의 제품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앞으로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제품 성능을 개선하고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밭작물 수확기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박홍재 농기평 원장은 "이번 성과는 여러 단계로 이루어지던 양파 수확작업을 일관 기계화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농업현장의 노동력 부족과 생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농식품 R&D 성과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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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에서 농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2013년부터 농식품부를 출입하며 한국 농업정책과 농업현장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천착해 오는 동안 '대통령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지만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발전하는 '농업의 무한변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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