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과실' 초과세수…첫 구상은 국부펀드였다

AI 시대의 '과실' 초과세수…첫 구상은 국부펀드였다

세종=박광범 기자, 세종=김온유 기자
2026.11.04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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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세수, 미래대응기금·국부펀드 나눠 담자]②

[편집자주]  이재명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예산 국회가 본격 가동됐다. 821조원 예산을 둘러싼 '쩐의 전쟁'이다. 최대 쟁점은 미래대응기금이다. 여야는 이를 각각 '재정댐'과 '쌈짓돈'이라 부르며 엇갈린 시각을 드러낸다. 초과세수를 국부펀드에 좀 더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초과세수와 추가세수의 지속 가능한 활용법을 짚어본다.
국부펀드/그래픽=최헌정
국부펀드/그래픽=최헌정

"노르웨이는 1990년대 석유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하고, 그 운용 수익을 재정 원칙에 따라 사회 전체에 환원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자원 호황을 일시적 횡재로 소비하지 않고 장기적 사회 자산으로 전환한 것이다."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따른 역대급 초과세수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처음 화두를 던진 건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다. '국민배당금'이란 가칭을 붙여 논란을 키웠지만, 본질은 구조적 초과이윤(초과세수)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제도화할지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김 전 실장은 노르웨이 국부펀드 사례를 들었다. 노르웨이는 1990년 석유 수익을 미래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남겨두기 위해 국부펀드(GPFG)를 출범했다. 석유를 판 돈을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정부 예산에 투입할 수 있는 한도를 설정해 현금 자산의 국내 유입을 막았다. 막대한 돈이 국내에 풀리면 물가와 임금이 오르고 다른 수출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처음에는 초과세수 상당 부분을 '한국형 국부펀드'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마침 정부는 한국형 국부펀드 출범을 준비 중이었다. 초과세수를 일시적 재정 지원으로 소진하기보다 국부펀드를 통해 국부를 늘리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구윤철 당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5월 말 경제전문 유튜브 '삼프로TV'에 출연해 "경제가 좋을 때 나타나는 초과세수는 국부펀드 재원으로 두고 또 그걸로 투자해서 다시 돈을 버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가려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래대응기금 아이디어 등장과 함께 초과세수를 한국형 국부펀드에 투입하는 방안은 힘을 잃었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한국형 국부펀드 설립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 내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존에 밝힌 재원 공공기관 주식 16조원과 물납주식 4조원 외에 미래대응기금에서 5000억원만 현금출자하기로 했다.

대신 미래대응기금이 급부상했다. 정부 입장에서 미래대응기금은 사실상 '예비비'와 유사한 성격을 띠어 유연한 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정부안은 주요 항목별 지출액의 30% 범위에서 국회 의결 없이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 정부는 선을 그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명절 할인 지원 예산에 미래대응기금을 활용하자고 제안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단기적 수요에 대응하는 기금 방식만으로는 일시적 호황에 따른 재원이 소모성 예산으로 분산 소비될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국부펀드는 원금을 보존하면서도 발생하는 운용 수익으로 지출 구조를 짜는 만큼, 지속 가능한 미래 대응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국부펀드 활용을 더 늘려야 한단 지적이다.

기획예산처는 미래대응기금의 국부펀드 출자를 늘려야 한다는 제안에 난색을 보인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미래대응기금은 하나는 재정 안정화 장치 측면이 있고 또 하나는 전략적 투자의 측면이 있다"며 "여유 자금을 운용해서 국부를 창출한다는 개념으로 설립된 기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부펀드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주식이나 기업이 보유한 물납주식으로 첨단전략산업에 장기 투자를 지분을 가지고 하는 것"이라며 "결국 안정화 장치 차원에서 재정으로 환류하는 것도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국회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법 제정 공청회에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기대 실질수익의 범위 안에서만 재원을 쓰고 원금을 보존하며, 칠레의 경제사회안정화기금은 구조적 재정수지 준칙 아래 그 기준을 독립적인 전문가 기구가 산정한다"며 "(미래대응기금의) 성패가 곳간의 규모가 아니라 이를 여닫는 규칙과 그 규칙을 정부 재량에서 떼어낸 독립성에 달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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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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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유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김온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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