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철 미래전략추진부 부장 인터뷰
"스테이블코인, 정산 인프라로서 기능할 때 효율성 커"
'비욘드 카드' 지향… "스테이블코인은 기회"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수단이라기보단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작동하는 정산 인프라로 보는 게 맞습니다."
머니투데이와 만난 이정철 KB국민카드 미래전략추진부 부장은 자사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부장은 2015년부터 KB금융지주 계열사를 오가며 디지털 플랫폼 업무를 맡았다. KB국민카드에 있었던 2022년에는 업계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블록체인 PoC(개념검증)를 수행했다.
그는 이제 KB국민카드에서 스테이블코인 업무를 총괄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최근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으며 떠올랐다. 지급·결제가 본업인 국내 카드사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처음부터 스테이블코인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적으로 설계했다. 먼저 이용자를 해외와 국내로 구분하고, 다시 기존의 카드망을 활용할 때와 전자지갑 간 결제로 나눠 '2X2' 형태의 4개 모델을 설계했다.
회사는 우선 스테이블코인과 신용카드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결제' 모델을 추구한다. 전자지갑에 스테이블코인 잔액이 6000원뿐인 상황에서 1만원을 결제한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금액 4000원은 신용카드 거래로 승인된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월 해당 기술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 부장은 "두 결제의 승인이 한 번에 들어오기 때문에 고객은 차이를 인지 못 할 것"이라며 "가맹점 입장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결제인지, 카드로 되는 건지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맹점은 결제 금액을 원화로 정산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했을 때 카드사의 고민은 '고객이 과연 이를 사용할 것인가'였다. 충전된 코인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체크카드와 기능이 유사했기에 고객은 굳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유인이 없다. 아직도 국내 소매 단위에선 스테이블코인 사용률이 높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KB국민카드가 내놓은 돌파구가 '하이브리드 결제'다.
이 부장은 "고객은 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가를 생각해 보면 신용 공여 기능과 결제 혜택, 두 가지"라며 "이 장점을 유지한 채 스테이블코인을 같이 결제하는 방안을 찾으면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하이브리드 결제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카드망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적용될 수 있다. 현재 관련 법안이 구체화하지 않아 국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가 어떻게 자리 잡을지 알 수 없지만 카드 업계는 기존 카드사 가맹점 인프라에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KB국민카드는 장기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정산 사업자 역할을 지향한다.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건 사업 초기 단계일 뿐이며 궁극적으로 정산 인프라 비즈니스 모델로 가야 한다는 게 이 부장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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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장은 "환율이 불안정한 나라들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활성화했고, 전통 금융사나 핀테크들이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인식이 그렇게 잡혔지만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은 결제 수단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의 특성이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스마트 콘트랙트 등인데 이런 강점은 정산 인프라로서 기능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잘 발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정산 인프라로서 기능하면 사용자도 혜택을 볼 수 있다. 이 부장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정산해 비용을 절감한다면, 그 일부를 소비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이 정산 용도로 기능할 때 효율성이 있어 가능한 개념이며, 오히려 결제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기 어려운 구조"라고 밝혔다.
이 부장은 KB국민카드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비욘드 카드'를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드의 이 플레이트는, 카드가 여기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준다. 결제 외 다른 비즈니스로의 확장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카드사가 지급·결제를 넘어 정산 인프라 사업자로 포지션 할 수 있는 기회가 마침 스테이블코인으로 인해 생겨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