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노사가 진통 끝에 25일 '2026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내며 실적 반등을 위한 전열 재정비에 나선다. 기아 노사도 현대차 합의안을 바탕으로 조만간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6일 상견례 이후 임금 인상 수준 등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111일 동안 평행선을 달렸다. 특히 노동조합이 기본급 인상과 별개로 사측이 '임금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목한 △해고자 복직 △정년연장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합의점 마련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노사는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 직원 임금손실이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데 공감하며 각각 한 걸음씩 물러섰다. 실제로 지난 21일 현대차 노조는 10년만에 8시간 전면파업을 포함해 총 60시간 파업을 벌였고, 이에 따른 전체 매출 차질액은 2조3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노사는 기본급부터 각각 제시한 수준에서 절충점을 찾았다. 현대차는 8만9000원, 노조는 14만9600원 인상을 제시했는데 결과적으로 1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에 합의했다. 성과금도 기본급의 400%에 더해 1270만원이 추가 지급되는 안에 동의했다. 그동안 노조는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금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노사는 또 주식 15주와 해시포인트(복지포인트) 50만원 지급, 하기 휴가비를 내년부터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 핵심직무 등에 기술직 200명, 2028년 기술직 3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신사업·신기술 관련 진행 경과를 투명하게 공유하면서 미래 산업 전환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논의를 통해 변화 대응력 향상과 제도개선, 생산성, 제조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봉합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정년연장의 경우 법률 개정 시 임금피크제 확대 없이 시행하고, 상여금을 현행 750%에서 800%로 올리는 방안도 내년 단체교섭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올해 파업의 발단이 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내년으로 넘어간 셈이 됐다. 국회의 정년 연장 법안 처리 속도에 따라 노사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가 더 이상의 피해 확대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어렵게 잠정 합의를 이뤄냈다"며 "하반기 생산에 총력을 다해 글로벌 최고 품질의 모빌리티(이동수단)로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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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교섭을 재개하는 기아도 현대차 잠정합의안과 비슷한 수준에서 타결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지난 20일 10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9만8000원 인상과 성과금·격려금 400%+1200만원, 자사주 45주,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특별포인트 50만원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놨지만 잠정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현대차 합의안과 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한 만큼 기아도 합의안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대강으로 치닫던 교섭이 일단락되면서 현대차(421,000원 ▲7,000 +1.69%)와 기아(134,900원 ▲3,400 +2.59%)는 하반기 신차 공세로 상반기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출시한 신형 그랜저에 이어 신형 아반떼와 투싼, 제네시스 플래그십 모델 GV90을 잇달아 투입한다. 기아도 셀토스 하이브리드와 K4 하이브리드를 내놓는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와 생산 확대로 영업이익률 6.3~7.3%, 도매판매 415만8300대라는 연초 가이던스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도 전년 대비 7% 늘어난 335만대 판매를 목표로 영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7% 늘어난 95조1542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25.8% 감소한 5조3656억원에 그쳤다. 부품사 화재로 일부 차종의 생산이 차질을 빚은 영향이 컸다. 이 여파로 2분기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6.4% 줄어든 15만7647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최대 판매처인 미국에서는 선방했지만 유럽 판매는 10.9% 감소했다. 기아도 상반기 매출은 9% 늘어난 62조5389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16.3% 감소한 4조8337억원에 머물렀다. 미국 관세와 국내·서유럽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에 맞선 인센티브 확대가 수익성을 끌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