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 결과물은 원자로가 아닌 선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원전과 조선 업계가 해상 원자력의 설계 단계부터 하나의 팀으로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그린에너지연구소 부문장(상무)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IAEA(국제원자력기구) ATLAS(Atomic Technologies Licensed for Applications at Sea) 출범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ATLAS는 IAEA와 IMO(국제해사기구) 등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해상 원자력 프로젝트의 △안전·보안·보장 조치 △법·규제·국제 기준 마련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국제협력 체계다.
대한민국 산업계의 대표 격으로 이날 행사의 패널토론에 참석한 박 상무는 거듭 조선과 원전 업계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먼저 원자로를 설계하고 나서 그것을 선박 위에 올리려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처음부터 배와 원자로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HD현대는 매우 제한된 야드에서 매년 100척 이상의 대형 선박을 인도하고 있는데, 이는 신조 과정이 매우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덕분"이라며 "하지만 이런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낯선 원자력 시스템을 선박에 추가하려고 한다면 최적화한 공정이 무너질 수밖에 없고, 당연히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고 힘을 줬다.
이어 "초기 설계 단계부터 두 업계의 협력이 이뤄지면 불필요한 과정과 CAPEX(설비투자)를 줄일 수 있다"며 "HD현대가 최근 원자로 제조 사업을 시작한 이유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실제 HD현대는 최근 테라파워와 동맹을 바탕으로 SMR(소형모듈원자로) 주기기 제조에 나섰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을 바탕으로 '해상 부유식 SMR 발전선'과 'SMR 추진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국내 조선 업계를 대표해 NEMO(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 설립을 주도하고, IMO와 IAEA 등에서 이뤄진 국제 규정 논의에도 앞장서왔다.

ATLAS 출범식을 계기로는 해상 원자력 도입을 위한 국제 기준 정비, 협력 방향에 대해 회원국 간 논의가 이뤄졌다. 박 상무는 대한민국이 원전과 조선 두 산업에서 '월드클래스'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회원국들에게 상기시키며 "모든 것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기만 한다면 늦을 수밖에 없기에 미래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ATLAS 출범 이후 해상 원자력 관련 국제 규범 마련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출범식이 미국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지는 중이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미국이 이 새로운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받아들이고 주최한 점에 감사를 표한다"며 "전 세계 무역의 80%를 차지하는 해운업과 원자력 에너지가 효율적으로 합쳐질 수 있도록 규제와 기준들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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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식에 참석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이니셔티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원자력 황금기'로 이끌기 위한 또 다른 차원의 노력"이라며 "미국은 해상에서 평화적인 원자력 에너지 활용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우선순위를 가지고 ATLAS에 접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라이트 장관은 "ATLAS는 민간 원자력 선박과 부유식 원자력 발전소의 개발·운영을 이끌 원칙을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국제 무대로, 미국은 IAEA·IMO 및 회원국들과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 강력한 규제 체계와 의무를 이행할 역량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