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人사이트]올리 윌슨 클라이밋그룹 RE100 총괄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매우 긍정적으로 봅니다. 이제 그 목표에 어떻게 도달할지에 대한 일정, 중간 목표, 이행 조치 등을 담은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합니다."
올리 윌슨 클라이밋그룹 RE100(재생전력 100% 사용) 및 에너지 운영 총괄은 지난달 29일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한국 정부의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기가와트)' 목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회원사(기업)들은 로드맵이 있어야 확신을 갖고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의 재생에너지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는 RE100 관련 행사 참석과 정부·유관기관·회원사 면담을 위해 방한한 윌슨 총괄을 RE100의 한국 파트너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219,500원 ▼9,500 -4.15%)·SK하이닉스(1,398,000원 ▼74,000 -5.03%)·현대차(277,500원 ▼9,500 -3.31%)·LG에너지솔루션(338,000원 ▼18,000 -5.06%) 등 36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윌슨 총괄은 한국의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와 정책 방향에 기대를 나타냈다. 다만 아직 변화가 기업의 조달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봤다. 그는 "최신 연례 보고서에서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회원사들의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 비중은 13%로 전년도와 같았다"며 "회원사들은 정부의 정책 방향을 환영하지만 실제 조달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목표 달성 일정과 중간 목표, 실행 수단이 제시돼야 기업도 어느 시점에 얼마나 많은 재생에너지 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가 새로운 제도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기업의 PPA(전력구매계약)에 공급될 물량을 명확히 해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기업들이 선호하는 PPA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력망 사용료 산정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향후 변동 전망을 제공해 기업의 비용 계획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수백 쪽의 종이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복잡한 계약 절차도 전자화하고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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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 총괄은 기업의 재생전력 사용이 이미 세계적으로 요구되는 기준이 됐다고 단언했다. 그는 "기업을 자국으로 유치하려면 재생에너지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기반이 필수적"이라며 "(이같은 제도가) 결국 경쟁력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기업 입장에서 재생에너지 확보가 중요한 이유로는 에너지 자립과 가격 안정성을 꼽았다. 화석연료 가격 급등과 변동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가 기업에 비용의 예측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기업들은 앞으로 에너지 가격이 어느 정도일지 알기를 원한다"며 "자사 사업장뿐 아니라 공급망에서도 에너지 공급과 가격을 확보해 투입 비용을 고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조달 능력은 공급망 기업과의 거래 유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윌슨 총괄은 한국에 본사를 둔 한 회원사가 다국적 기업과 맺은 계약 내용 중 '제품 생산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느냐에 거래 계약이 달려 있다"며 "기업이 거래상 요구를 충족하고 계약을 유지하도록 정부가 조달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재생에너지 확보 여건이 제조시설은 물론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입지를 정하는 주요 요건이 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에서 기업의 투자를 자국으로 유치하려는 국가 간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며 "PPA 등을 가능하게 하는 좋은 재생에너지 정책 체계를 갖추는 것은 기업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본에서 PPA가 확대되고 있고 상당수의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며 "대만 역시 PPA 제도를 개선했고, 베트남에서도 기업들이 PPA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도록 제도가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윌슨 총괄은 "각국이 기후뿐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적극 받아들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이와 연관해) 한국 정부가 보내온 신호는 매우 긍정적이고, 이제는 그 신호들을 현장에서 실현되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