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급등락으로 증권사 미수금이 1조원대를 상회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로 인한 부실 우려가 커진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을 받지 않는 신용거래융자 등 증권사 대출로 자금 수요가 이동하면서 증권사발 신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는 증권사 자율에 떠넘긴 상태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국내 증권사 신용위험액 중 미수금 비중은 0.5%로 202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수는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다음 2거래일 안에 갚는 초단기 빚투다. 지난해만 해도 미수금 비중은 신용위험액의 0.1%에 그쳤지만, 올해 코스피지수가 한때 9300을 돌파할 정도로 치솟자 빠르게 늘었다. 신용공여는 DSR에 포함되진 않지만 증권사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받는 반면, 미수금은 증권사가 자체관리하기 때문에 규제의 사각지대다.
주식시장이 고점을 찍고 급락한 6월 이후에는 강제청산이 급증했다. 6월 평균 미수금은 1조4321억원, 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534억원이다. 한달 간 반대매매금액만 1조1229억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포모(FOMO·소외 공포증)에 시달리던 개인투자자가 빚투를 늘리자마자 증시 급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면서 반대매매가 급증한 것이다. 8월에도 평균 미수금은 1조445억원으로 1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도 이달초 27조원대로 하락했다가 20일 31조9000억원으로 반등하는 등 빚투가 멈출 기세가 안 보인다.
빚투에 대한 통합 관리가 시급하다. 현재 신용공여에는 자기자본 100% 한도가 있지만 미수거래에는 한도 규정 자체가 없다. 신용융자·미수를 하나의 신용공여 총액으로 합산해 자기자본 대비 한도를 매기는 것이 통합 관리의 출발점이다. 이렇게 해야 일부 증권사가 투자자 보호보다 수익을 좇아 미수거래를 부추기는 영업 관행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증권사들도 미수 반대매매로 투자자 손실이 불어나지 않도록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반대매매로 인한 민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도 미수금 통합 관리는 미룰 이유가 없다.